`고미 타로`가 그린 4계절 풍경
`고미 타로`가 그린 4계절 풍경
  • 북데일리
  • 승인 2007.08.20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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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콧등에 앉은 공기가 어제보다 차갑게 느껴지시나요? 아니면 등에 흠뻑 밴 땀이 아직도 불쾌하신가요? 혹시 어제까지 귀를 멍멍하게 하던 매미소리가 낮게 잦아들었나요?

누구에게나 계절은 옵니다. 헌데 저마다 다르게 오죠. 추위를 못 견디는 사람에겐 겨울이 길게 머물겠죠? 쭉 뻗은 다리에 미니스커트가 잘 어울리는 그녀라면 이 여름이 너무 짧을 거예요. 모두에게 공평한 계절이지만 느끼는 방법은 각자 다르게 마련입니다.

고미타로에게도 계절은 옵니다. 범상치 않은 사람이니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어떻게 그에게 다가설지 궁금해지는데요. <고미타로의 사계절 그림책>(2006.미래M&B)에는 그만의 절기가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창밖에 나비가 지나간다. 작은 새가 지나간다. 고양이가 지나간다. 아이들이 지나간다," 꽃집차가, 자전거가, 비행기가, 배가, 또 무엇이, 수도 없이 지나갑니다.

그런데 방안엔? 방 안엔 누가 있을까요? 맞추시는 분이 있다면 그 비범한 창의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두둥~. 정답은 "아무도 없다~"입니다.

이 이야기는 고미타로에게 찾아온 `봄`이야기입니다. 창밖에 봄기운이 쉴 새 없이 지나가는데 방 안에 사람이 있을 리가 있나요. 봄맞이 하러 나가야죠. 평범한 그들처럼 일상적인 봄기운이 스치다 마지막 한 페이지에서 정말 고미타로다운 봄이 머물다 갑니다.

또다시 새로운 계절이 옵니다. 이번엔 어떤 모습으로 찾아올까요?

기다란 막대 끝에 잠자리가 앉습니다. 운동회도 앉습니다. 버스도, 김밥도, 음악도 모두 장대 끝에 머뭅니다. 국화도, 보름달도 앉았던 그 자리에 마침내 눈 한 송이가 내려앉습니다. 장대 끝에서 서늘한 가을이 가고 겨울이 내려앉은 거죠.

제 짐작이 맞다면 고미타로는 한가로이 평상에 누워 길다란 장대 끝에 앉은 잠자리를 보고 있었을 겁니다. 잠자리가 앉았던 그 자리에 가을의 정취를 느낄만한 운동회, 김밥, 음악들을 차례로 올려보며 한가로이 지내다 눈 한 송이와 함께 겨울을 맞는 거죠.

눈송이처럼 짜릿한 고미타로의 다른 계절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직접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아마 소유하지 않고는 못 견디실 겁니다.

<고미타로의 사계절 그림책>을 마지막으로 고미타로의 이야기를 마무리 할까 합니다. 이제, 이 멋진 할아버지에게 작별 인사를 건넬 때가 왔군요. 손주를 떠올리며 품어 내신 멋진 작품 덕에 우리 아이들이 더욱 행복해졌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미타로 할아버지!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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