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생각'과 '발견'
세상을 바꾼 '생각'과 '발견'
  • 오명호
  • 승인 2014.08.19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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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명 천재들의 두뇌 속 여행

[북데일리] “과학은 몇 개의 핵심 개념 즉 어떤 분야 전체를 떠받치는 기둥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연현상은 수없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지만 이들을 지배하는 법칙은 몇 개 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중략) 세계를 바꾼 소위 천재들이 만든 세상을 따라간다는 것처럼 즐거운 일은 없다.” – 서문 중

신간 <세상을 바꾼 창조자들>(인물과 사상사.2014)은 현대인들에게 ‘오늘’을 선물한 위대한 창조자들에 관한 책이다. 인류 최초의 과학자 ‘탈레스’, ‘평등’이라는 개념을 최초로 만든 ‘붓다’ 그리고 ‘사랑’의 가치를 실천한 ‘예수’ 등. ‘과학의 법칙’과 ‘인간의 가치’를 처음으로 만들어낸 선각자 스무 명에 대한 이야기를 모았다.

책은 총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과학의 창조자들’과 ‘가치의 창조자들’이 그것. 먼저 인류 최초의 과학자 ‘탈레스’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책에 따르면 당대의 상식은 신이 세상을 만들었다는 것인데, 이에 대해 탈레스는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과학’의 탄생이자, 자연법칙을 인간의 삶에 이용하게 된 최초의 사건이다.

“우박이 떨어져 올리브 농사를 망친 것은 농부가 제우스나 헤라의 노여움을 사서 자초한 징벌이 아니라, 대기 속의 물어 얼어붙는 자연현상으로 생성된 우박이 불운하게도 농부의 올리브 농장에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탈레스는 말했다.” 19쪽

이 밖에도 부력을 발견한 <아르키메데스>, ‘혈액순환설’로 현대의학이 새 장을 연 <윌리엄하비>, 인류에게 날개를 달아준 이론 ‘베루누이 정리’의 <다니엘 베르누이> 등 열명의 과학자들을 소개한다.

사실 과학의 법칙을 쉽게 설명하기란 만만치 않은 일이다. 그런데 책에 오늘날에도 널리 통용되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짧고 명쾌하게 설명하는 대목이 있다. 저자의 재치가 돋보인다.

“사람은 고래보다 덩치가 작다. 그러나 사람은 개미보다는 훨씬 크다. 그렇다면 사람이 큰 것인지 작은 것인지 누가 알 수 있을까? 개미가 보면 사람은 엄청나게 크지만 고래가 보면 사람은 매우 덩치가 작다. 그렇다고 사람의 덩치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즉 누가 사람을 보느냐에 따라서 사람의 덩치를 평가하는 기준이 달라진다는 뜻이다.” 144쪽

2부 ‘가치의 창조자들’에서는 인문 분야 선각자 열명이 소개된다. ‘겸애’를 중시한 <묵자>, ‘인류애’를 강조한 <바르톨로메 데 라스카사스>, ‘국경도 국가도 없는 자유’를 강조한 <디오게네스> 등. 이 중 평생 노예로 살면서 스스로는 ‘자유인의 삶’을 누린 디오게네스의 일화가 매우 흥미롭다.

“어느 날 크세니아데스라는 사람이 디오게네스를 매수했다. 아이들을 감독하는 일과 집안일을 맡겼다. 디오게네스는 그 모든 일을 잘해서 크세니아데스의 신임을 얻는다. 그러자 디오게네스는 크세니아데스에게 명령을 하면서 크세니아데스는 자기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크세니아데스가 ‘이제 강의 흐름은 위쪽으로 향하고 있다’는 말로 하극상에 대해 불평하자 “만일 당신이 병에 걸려 있고 의사를 사들였다고 한다면 그때 당신은 의사가 말하는 것에 따르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226쪽 (일부 수정)

책은 마치 종합선물세트 같다. 위대한 창조자들의 머리 속 탐험은 물론 우리 삶 속에 녹아있는 과학의 법칙들을 되짚어 보게 한다. 뿐만 아니라 가치의 창조자들에서는 철학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고, 순간순간 역사를 훔쳐보는 즐거움은 덤으로 얻는다. 책 한 권으로 이 많은 것을 가져갈 수 있다니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이 책이야말로 위대한 창조물이 아닐까 싶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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