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은 혈관이다
골목은 혈관이다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4.04.06 23: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책속 명문장] 박후기의 『내 귀는 거짓말을 사랑한다』중에서

 [북데일리]박후기의 <내 귀는 거짓말을 사랑한다>(2014. 가쎄)는 산문사진집이다. 사진에 대한 시인의 단상을 담은 책이다. 다음은 골목에 대한 박후기 시인의 글이다. 글만으로도 한 장의 사진을 떠올릴 수 있다. 복잡한 골목과 분주하게 거니는 사람들의 풍경에서 삶을 만날 수 있다. 

‘골목은 혈관이다. 우리는 골목을 돌고 돌며 살아간다. 아침마다 출근 시간에 쫓겨 골목을 내달리는 우리는 하루 종일 혈관을 돌고 돌아 저녁에야 겨우 집으로 돌아온다. 밥이 익고 찌개가 끓기도 하지만, 가끔 밥그릇이 날아다니고 상다리가 부러져 밥상이 주저앉기도 하는 우리들의 집구석은피가 끓는 도가니다.

그러나 구석구석 피가 돌지 않으면 몸은 썩게 되고, 골목이 막히면 우리네 생도 막힌다. 골목은 서로를 이어주는 작은 핏줄이며 말초신경이다.’ (49쪽)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