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 명문장] 이서희의 『관능적인 삶』중에서
[북데일리] 이서희의 <관능적인 삶>(그책. 2013)는 지극히 개인적인 기록을 담은 책이다. 연애와 사랑에 대한 솔직하고 대담하다. 거기에 관조의 힘을 더해 더 매력적이다. 다음은 <시선의 힘>이라는 글의 일부다. 사랑하는 일을 발견자로 비유하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사람의 얼굴은 매일매일 변한다. 늘 주변에 있는 사람도 자세히 관찰하면 변해 있음을 알아차릴 수 있다. 눈두덩이 어제보다 부어 있을 때도 있고, 입매가 조금 더 늘어져 있을 때도 있다. 귓가에 새로 생긴 점을 발견하는 놀라운 날도 있다.
발명자보다는 발견자가 되기를 소원했던 나는 누군가를 사랑할 때면 탐험하는 기분으로 상대방을 살폈다. 그렇게 발견해 가며 미개척지에 이름을 짓고, 이름다움에 서사를 부여한다. 그러면 나도 상대도 서로에게 가장 사랑하는 존재로 떠오른다. 발견이 발명이 되는 순간이다.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이처럼 무한하고도 신비로운 행위다.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남자를 찾기 보다는 곁에 있는 사람 혹은 우연히 맞추진 누군가의 놀랄 만큼 멋진 부분을 발견하는 것이 더 황홀할 수 있다.’(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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