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보다 정확한 삶-토마스 만
시계보다 정확한 삶-토마스 만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3.11.22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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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의 지식] 플로리안 일리스의 『1913 세기의 여름』중에서

[북데일리] 1913년 유럽 사회의 풍경을 1월부터 12월까지 월별로 구분하여 펼쳐낸 플로리안 일리스의 <1913 세기의 여름>(2013. 문학동네)은 무척 흥미로운 책이다. 버지니아 울프, 릴케, 프란츠 카프카, 프로이트, 코코 샤넬 등 현대 유럽의 문화에 영향력을 미친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들의 일기, 자서전, 편지, 등에서 자료를 모아 당시의 인물을 현재로 옮겨 놓았다. 잘 알려지지 않은 에피소드를 만나는 일만으로도 즐거운 책이다. 다음은 독일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토마스 만’의 시계보다 정확한 삶을 소개하는 부분이다.

 ‘8시에 토마스 만이 잠에서 깬다. 누가 깨운 것도 아니고 자명종이 울려서도 아니다. 그는 그냥 항상 8시에 잠이 깬다. 날마다 정각 8시 30분에 카티아와 토마스 만은 함께 점심을 먹는다. 어디서든 그 시각에 먹는다.

 정각 9시가 울리면 대작가는 일을 하기 시작한다. 토마스 만의 네 자녀는 아버지가 정각 9시에 문을 닫던 모습을 평생 기억했다. 그런 다음 토마스 만은 원고 뭉치를 집어들고 일을 시작했다. 기계처럼.

 정확히 세 시간 뒤, 12시를 알리는 종이 울리면 그는 석필을 내려놓는다. 그리고 꼼꼼하게 면도를 한다. 면도를 하고 면도용 화장수를 살짝 바르고 나서 토마스 만은 산책을 한다. 그런 다음 아이들과 점심을 먹고, 소파 귀퉁이에 앉아 시가를 즐기고, 뭔가 읽고, 뭔가 말한다. 아이들과 놀아주고 늘 오후 4시부터 5시까지 낮잠을 잔다.

 정각 5시에 일어나 차를 마시고 손님을 맞거나 업무용 전화를 받는다. 정각 오후 7시에 저녁식사가 있다. 그러니 세계문학은 정확한 스케줄의 문제일 뿐이다.’ (124, 125쪽 일부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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