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통해 상처를 극복하다
글쓰기 통해 상처를 극복하다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3.08.19 0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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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희의 <나를 만나는 글쓰기>

[북데일리] 일기를 쓰는 건 아주 좋은 습관이다. 글이라는 형식을 통해 나를 바라볼 수 있고 내밀한 감정을 담을 수 있어서다. 다르게 말하면, 글쓰기를 통해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분노와 화를 가감 없이 표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남희의 <나를 만나는 글쓰기>(2013. 연암서가)는 제목처럼 무의식 속 상처와 자아를 만날 수 있는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다.

 ‘자기감정을 알고 대처해 나가려면 순간순간 일어나는 내 감정을 제대로 보고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주인이 되어 적절하게 행동할 수 있다. 이때는 마음속에 일어난 감정을 찬찬히 살펴보는 게 먼저인데, 이 과정을 글로 써본다면 생각하거나 말로 하는 것보다 훨씬 명확하고 효과적이다.’ 46쪽

 우리는 저마다 마음속에 나만의 자아를 가지고 있다. 어떤 이는 그 자아를 그대로 드러내고 어떤 이는 모른척하거나 표현하지 않는다. 그건 다른 이름으로 상처라 불리기도 한다. 저자는 무의식에 자리한 상처가 대부분 어린 시절에서 기인한다고 말한다. 하여 살아온 날들을 돌아보며 사춘기, 초등학교, 유년의 시절로 나눠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떠올려 글로 써보라고 한다. 그로 인해 자신이 몰랐던 깊은 상처와 마주하고 비로소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글을 잘 쓰는 방법이 아니라 글을 통해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다. 저자는 ‘나’에 대한 글쓰기를 가장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 동료나 친척, 동창생이나 그저 아는 사이로 나눠 그들의 입장에서 써보기를 조언한다. 그러면 내가 모르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글을 쓰는 방식에 대해서도 설명이나 나열이 아닌 묘사나 편지글로 쓰기를 권한다.

 ‘기억을 글로 써나가다 보면 해묵은 마음의 상처들이 확연히 드러나게 된다. 상처가 줄줄이 떠올랐다고 해서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일단 상처가 의식으로 나왔다는 점이 중요하다. 마음의 상처란 몸의 상처와 달리, 자신이 그런 문제를 갖고 있다는 걸 알기만 해도 실마리를 찾은 셈이다. 몸의 상처처럼 약을 바르거나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된다. 상처가 무의식에 잠겨 있어 자기에게 그런 문제가 있다는 걸 인식하지 못할 땐, 그 영향력이 커서 자기가 원치 않았던 행동이나 말, 기분 등으로 튀어나와 갈등하고 휘둘리게 되지만, 의식으로 끌어올려 깨닫기만 해도 그 영향력이 현저하게 줄어드는 것을 실제로 경험할 수 있다.’ 265쪽

 책에서 말하는 글쓰기의 끝에는 상처에서 벗어나기다. 현실의 나를 부정하고 이미지화된 나로 살아가려는 마음속에는 권위적이고 강압적인 부모나 어른들에게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서 겪었던 기억이 크게 자리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글쓰기 못지않게 대화도 중요하고 적극적으로 화를 내는 것도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책에 소개된 나 대화법(나는 이렇게 느낀다, 나는 이래서 속상하다, 슬프다)을 실생활에서 적극 활용하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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