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 명문장] 이현수의 <남의 정원에 함부로 발 들이지 마라> 중에서
[북데일리] 사람을 안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니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기란 정말 어렵다. 피를 나눈 형제와 부모도 그러하다. 어떻게 하면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 이현수의 소설 <남의 정원에 함부로 발 들이지 마라>에서 그 답을 발견한다.
‘새 신발도 처음엔 아픈 법이야. 뒤꿈치가 몇 번 까져야 발에 맞지. 물건도 그런데 하물며 사람이야. 설마 물과 물 섞이듯 완벽하게 섞이길 바라는 건 아니겠지. 각자가 모래라고 생각해. 따로 또 같이 쌓이다보면 어느 결에 모래산이 되기도 하잖다.
그 위에 사상누각이라도 세우란 말씀인가요?
모래와 모래 사이엔 틈이 있잖아. 그 틈엔 시멘트 가루와 물이 들어가면 어떤 것보다도 단단하게 엉기지. 내 보기엔 당신의 어찌할 수 없는 마음과 눈물이 훗날 시멘트 역할을 톡톡히 할 거야.’(1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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