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 명문장] 박범신의 <소금> 중에서
[북데일리] 남과 여가 등장하는 소설 속에서 키스를 하는 모습이 종종 등장한다. 같은 행위를 작가들은 자신만의 언어로 재탄생시킨다.
청년작가 박범신은 <소금>(2013. 한계레 출판)에서 햇빛이라는 강을 타고 내려온 나뭇잎이라는 근사한 표현을 사용했다.
‘아무런 징후도 없었지만 아주 자연스럽고 고요한 진행이었다. 햇빛이 부셔 나는 얼른 눈을 감았다. 그녀의 입술은 마치 햇빛이라는 강을 타고 내려온 작은 나뭇잎 같았다. 입술과 함께 그녀의 눈물로 혀끝을 적시고 들어왔다. 우리는 햇빛 쏟아지는 '모현재' 마루 끝에 앉아 양손은 불구의 그것처럼 마루를 짚은 채 가만히, 오래 키스했다. 호수 쪽으로 날아가는 새 떼들이 떠들지 마라 떠들지 마라, 하고 우짖고 있었다.’ (2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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