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 글쓰기 훈련]<621>필사-곰나루 노을
[365 글쓰기 훈련]<621>필사-곰나루 노을
  • 임정섭 대표
  • 승인 2013.05.10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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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365 글쓰기 훈련]은 글쓰기 실력을 높이기 위해 매일 하는 글쓰기 연습장입니다. 오늘은 풍경 묘사입니다. 녹두장군 전봉준의 이야기를 그린 <겨울잠, 봄꿈>(비채. 2013)에 나옵니다. 소설은 전봉준이 붙잡혀 가마에 탄 채 서울로 압송되는 여정을 따라 전개됩니다. 그 중 한 곳인 곰나루(금강 나루터) 풍경입니다. 핏빛 노을은 그해 스러진 민초의 넋이 아니었을까요.

<621> 곰나루 노울

지평선 너머로 해가 떨어졌다. 시뻘건 피 같은 노을이 타올랐다. 노을에 물든 눈 덮인 산하는 핏물을 뿌려놓은 것 같았다. 가마가 나루터에 이르렀을 때는 어지럽게 흩날리던 눈이 멎었다. 서북풍이 불었다. 강의 가장자리는 얼었는데, 강심은 붉은 노을에 젖은 채 흐르고 있었다. 상류에서 굽이돈 강줄기는 하류 쪽으로 가면서 내천(川) 자를 넙데데하고 질펀하게 그리었다. 강변에는 갈대숲이 무성했다. 갈대숲에서 개개비들이 조급한 목소리로 개개, 개개개 하고 울어댔다. (중략) 나룻터 인근의 떵거미는 검푸르렀다. 땅거미는 검은 구름장 덮인 하늘 쪽에서 눈 쌓인 대지 위로 쏟아지기도 하고, 눈벌판 속에서 솟구쳐 오르기도 했다.

-임정섭 <글쓰기훈련소> 소장, 네이버 카페 <글쓰기훈련소>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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