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7개월 장기 공연 동안 24만명의 관객을 동원, 국내 뮤지컬 사상 최고의 흥행과 각종 기록을 수립하며 화제를 몰고왔던 `오페라의 유령`은 그 원조라 할 수 있는 오리지널 팀의 문대라는 점에서 국내 뮤지컬 팬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오리지널 오페라의 유령`을 두배의 재미로 즐기려면 책 `오페라의 유령, 가면을 벗다`(2005. 숲)를 읽어보는 것도 좋을 듯. 저자는 뮤지컬 기획자 이자 미국 최대의 공연인명 사전인 ‘플레이 빌’에도 등재되어 있는 프로듀서 설도윤씨. 그는 책을 통해 `오페라의 유령` 한국 관객들에게 선보이기까지 숨겨졌던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낱낱이 공개했다.
“뮤지컬을 감상하는 내내 내가 정말 살아 있었구나 하는 느낌이었다. 내가 정작 준비하지 못했던 건 작품에 따라붙는 외적 정보들이 아니라 감동의 크기였다는 걸 알게 되었다. 쿵쾅쿵쾅 뛰는 가슴은 스물살 시절의 첫사랑 때나 그랬을까? 뭐 그리 좋은 것도 싫은 것도 없는 무미 건조한 삶 속에 새로운 활력이 찾아와 가슴 저 밑에 숨어 있던 꿈틀대는 것과 합류하는 듯 했다. 커튼콜은 대단했다. 관객들은 관객들은 우레와 같은 기립박수를 보내며 자리를 뜰 줄 몰랐다. 한국에 돌아온 나는 사랑의 열병처럼 몸살을 앓았다........”
책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탄생부터 한국 공연의 제작, 기획, 마케팅의 전과정을 담았다. 한 편의 뮤지컬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소개하고, 문화산업 콘텐츠로서 공연예술의 중요성과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철저한 시장 분석과 구체적인 공략으로 포지셔닝 하는 해외 마케팅 기법도 엿볼 수 있다.
연극배우 윤석화씨는 "사춘기 소녀가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남자애를 만나면 그날부터 소녀가 세상을 보는 기준은 달라지듯 `오페라의 유령`을 만나고 나면 그것을 몰랐을 때와는 많은 것이 달라지지만 아무리 아름다운 무대라 해도 우리는 그 무대를 붙잡아둘 수 없고 그것은 우리의 기억 속에만 남는다."며 "이 책은 그런 아쉬움을 느끼는 마니아를 위해 만들져 더 디테일하게 알고 싶고, 언제라도 보고 싶으면 꺼내 볼 수 있도록 하여 이 불멸의 뮤지컬을 영원히 우리 곁에 머물게 해준다"고 말했다.[북데일리 송보경기자]ccio@p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