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오너일가의 승계 준비…2~3세 지분 확대 슬슬
증권사 오너일가의 승계 준비…2~3세 지분 확대 슬슬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4.01.16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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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래에셋 2대 주주에 막내아들 올라
한투는 장남 장내매수로 3세 승계 본격화
대신은 이미 3세 경영전면, 키움도 존재감
사진은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왼쪽)이 2023년 12월 미래에셋센터원에서 미래에셋희망재단과 주식 기부약정서를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미래에셋그룹
사진은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왼쪽)이 2023년 12월 미래에셋센터원에서 미래에셋희망재단과 주식 기부약정서를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미래에셋그룹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국내 증권업계 쌍벽을 이루는 미래에셋그룹과 한국투자금융그룹의 1990년대생 오너 2~3세가 최근 회사 지분 일부를 물려받거나 직접 사서 늘렸다. 대신증권, 키움증권 등 경영권 승계를 사실상 마무리한 오너 증권사처럼 가업 상속에 시동을 걸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금융그룹 창업주인 박현주 회장의 여동생 박정선씨는 조카인 박준범씨에게 미래에셋컨설팅 지분 2만5884주(지분 3.33%)를 지난달 26일 무상 증여했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미래에셋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비상장법인이다. 이번 증여로 박준범씨는 지분이 8.19%에서 11.52%로 늘면서 박 회장에 이어 2대 주주에 올랐다. 박 회장은 장녀 박하민씨와 둘째 딸 박은민씨, 막내 아들 박준범씨까지 슬하에 1남 2녀를 두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는 본격적인 지분 승계가 시작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1993년생인 박준범씨는 현재 그룹 계열사인 미래에셋벤처투자에서 벤처투자1본부 심사역으로 재직하고 있다. 

다만 박현주 회장은 "자식들에게 경영권 물려주지 않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자녀들이 지분을 소유한 채 이사회 참여는 하더라도, 회사 경영은 전문경영인들에게 맡긴다는 방침을 두고 있다. 

같은 날 박 회장은 미래에셋희망재단에 미래에셋컨설팅 지분 25%를 기부하는 약정을 맺기도 했다. 

사진=한국투자증권
사진=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금융그룹은 3세 오너 경영승계 작업에 시동을 걸고 있다.

동원그룹 창업주인 김재철 명예회장의 장남인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의 장남 김동윤씨는 지난 15일부터 오는 17일까지 상장사인 한국금융지주 주식 6만2000주를 장내 매수한다고 공시했다. 김남구 회장 슬하에는 1남 1녀가 있다.

김동윤씨가 주식 매수에 나선건 이달 8~10일 4만2000주(0.08%)를 매수한 이후 세 번째다. 이번 취득 후 보유주식은 9만4739주에서 15만6739주로 늘었고 지분율도 0.15%에서 0.28%로 올라간다. 부친인 김남구 회장과 지분율 합계는 18.98%로 늘어난다. 

업계는 김동윤씨가 경영수업을 받으면서 지분도 계속 늘려갈 것으로 본다. 1993년생인 김동윤씨는 영국 워릭대학교를 졸업하고 해병대 군 복무를 마친 뒤 한국투자증권 공채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강북센터지점, 기업금융부 등을 거쳐 현재 경영전략실에서 근무하고 있다. 

김남구 회장 역시 혹독한 경영수업을 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김 회장은 북태평양 명태잡이 어선에서 수개월간 선원 생활을 했고, 한신증권(옛 동원증권) 입사 후 명동지점 대리부터 시작했다. 이후 13년간 채권부, 기획실, 뉴욕사무소, IT본부, 자산운용본부, 전략기획실 등을 거쳤다. 

한국투자금융그룹은 동원산업으로부터 분할한 뒤 동원증권 등 금융회사를 묶어 출범한 동원금융지주를 모태로 하고 있다. 2005년 예금보험공사로부터 한국투자증권 지분 100%를 인수했고 한국투자금융지주회사로 사명을 변경했다. 

사진=대신파이낸셜그룹

일찌감치 3세 시대를 시작한 오너 증권사는 대신증권이 모태인 대신파이낸셜그룹이 손꼽힌다. 

양홍석 대신파이낸셜그룹 부회장은 대신증권 창업자인 고(故) 양재봉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이어룡 대신파이낸셜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양 부회장의 부친은 양 명예회장의 차남인 고 양회문 전 회장이다. 

1981년생인 양 부회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곧바로 대신증권에 평사원으로 입사한 뒤 기업금융·법인영업·리테일·자산운용 등을 거쳤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이 회장이 20년 가까이 이끌어온 대신증권 이사회 의장직을 물려받아 3세 경영에 가장 앞장서있다.

대신증권의 최대주주는 양 부회장 및 특별관계자로 이달 9일 현재 지분율은 16.72%다. 부친의 지분을 물려받은 양 부회장은 과거 상속세 납부를 위해 형제들과 보유지분을 처분하기도 했으나, 이후 꾸준히 주식을 매수해 지분율을 늘려왔다. 

CI=키움증권

키움증권도 사실상 오너 2세 경영권 지분 승계를 마무리지었다는 평가다. 

창업주인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은 슬하에 1남 2녀가 있다. 김익래 전 회장의 장남인 김동준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는 1984년생으로, 다우기술과 다우데이타 등을 거쳐 2018년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직에 올랐다.

현재 다우키움그룹의 지배구조는 이머니→다우데이타→다우기술→키움증권→키움인베스트먼트 등으로 이어진다. 장외 계열사인 이머니 최대주주는 김동준 대표다. 이머니는 2009년부터 그룹의 핵심인 다우데이타 주식을 취득해왔다. 이른바 '뚜껑 올리기'를 끝낸 셈이다. 

이밖에 중소형 증권사로 잘 알려지지 않은 유화증권 등도 3세 경영승계 준비에 나서는 모습이다. 윤경립 유화증권 대표의 장남인 윤승현씨(1989년생)는 지난해부터 회사 주식을 매수해 지분율을 5.53%까지 늘렸다.

한편 윤경립 유화증권 대표는 부친으로부터 지분 승계 과정에서 회사와 짜고 통정매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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