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은행 횡령 2988억…거쳐간 CEO는 10여명 남짓
경남은행 횡령 2988억…거쳐간 CEO는 10여명 남짓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3.09.20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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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562억 6배 전대미문 금융권 역대 최고…책임은 누가지나
빈대인 BNK금융그룹 회장(가운데)이 4일 긴급 그룹 전 계열사 경영진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BNK금융그룹
빈대인 BNK금융그룹 회장(가운데)이 지난 4일 긴급 그룹 전 계열사 경영진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BNK금융그룹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당초 500억원대로 알려졌던 BNK경남은행 횡령 사고 규모가 3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기관제재는 물론 최고경영자(CEO) 제재 등 고강도 제제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금융감독원은 20일 경남은행 전 투자금융부 직원 이모(50)씨가 경남은행 투자금융부에서 15년간 PF대출 업무를 담당하면서 2009년 5월부터 2022년 7월 기간 중 본인이 관리하던 17개 PF사업장에서 77회에 걸쳐 총 2988억원을 횡령했다고 밝혔다.  

이는 금융권에서 개인 횡령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해 우리은행 본점에서 발생한 697억원 규모의 횡령 사고와 과거 2005년 국민은행과 조흥은행에서 발생했던 총 850억원 규모의 양도성예금증서(CD) 횡령 등도 뛰어넘는다.   

금감원은 특히 이날 발표에서 BNK금융지주가 자회사에 대한 위험관리·업무실태 점검에 소홀했고 경남은행과 함께 모두 이씨와 관련한 금융사고 정황을 지난 4월 초 인지했지만, 자체 조사 등을 이유로 금융당국 보고를 지연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처럼 현직 경영진들의 지연보고가 명백해진 가운데 이번 횡령 사고가 올해 임기를 시작한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과 예경탁 경남은행장의 제재로 이어질지 금융권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과거 경남은행 횡령이 이뤄진 기간 동안 역대 경영진들도 재조명되고 있다. 

역대 경남은행장을 보면 문동성 전 행장(2008년∼2010년), 박영빈 전 행장(2011년∼2014년), 손교덕 전 행장(2014년∼2017년), 황윤철 전 행장(2018년∼2021년), 최홍영 전 행장(2021년∼2023년 3월), 예경탁 현 행장 순이다. 

같은기간 역대 금융지주 회장을 보면 경남은행이 우리금융지주 자회사로 속해있던 시절에는 이팔성 전 회장(2008년∼2013년), 이순우 전 회장(2013년∼2014년) 순이고, BNK금융지주로 편입된 후에는 성세환 전 회장(2013년∼2017년), 김지완 전 회장(2017년~2022년), 빈대인 현 회장 순이다. 

 

경남은행 횡령사고에 대한 검사결과(잠정).자료=금감원

구체적으로 이씨는 기존 횡령을 새로운 횡령으로 덮는 '돌려막기'를 하면서 총 13회에 걸쳐 1023억원의 대출금을 횡령하고 총 64차례에 걸쳐 1965억원을 대출 원리금 상환자금을 횡령했으며, 이에 따라 경남은행이 실제로 입은 순손실은 595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경남은행과 작년 우리은행 횡령사고는 모두 은행 특정부서 장기근무자에 대한 기본적인 내부통제가 이뤄지지 않아 횡령이 반복적으로 가능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평가된다. 가족 계좌나 문서 위조 수법 등이 동원된 점도 유사하다.   

앞서 작년 7월 금감원 검사결과 발표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경우 약 10년간 기업개선부에서 장기근무한 직원 전모씨가 2012년부터 2018년까지 8년간 여덟 차례에 걸쳐 697억원을 횡령한 사실관계가 확인됐다. 

이날 금감원은 "지난해 발표된 내부통제 혁신방안의 철저한 이행을 지도하는 한편, 금번 검사결과와 은행권 내부통제 자체 점검결과 등을 기초로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의 실효성을 지속적으로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금융권 안팎에선 이번 사태의 심각성과 계속되는 금융사고를 계기로 금융회사 CEO가 임원별로 내부통제 책임을 배분하는 '책무구조도' 도입 등이 핵심인 금융회사지배구조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지난 11일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금융회사의 내부통제 관리의무와 사전감시 역할을 강화하는 내용의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 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횡령 등 대형 금융사고 발생시 금융사 최고경영자(CEO)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법적근거를 명확히 하고 영국 등 선진국에서 개별 임원의 내부통제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해 도입·운영 중인 책무구조도 제도를 도입하는 것 등이 핵심이다. 

현행법에서는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 등만 명시하고 운영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이 없어 처벌근거가 부재한 반면, 개정안은 대표이사가 내부통제 관련 총괄 관리의무를 위반할 경우 위반행위의 중대성이 클 경우 금융당국의 해임요구도 가능해진다는 차이가 있다. 

다만 경영진 제재가 가능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이 연내 국회를 통과해도 소급적용은 되지 않는다. 또 개정안은 금융사고가 발생했더라도 관리의무가 있는 임원들이 상당한 주의를 다해 내부통제 등 관리조치를 한 경우에는 해당 임원의 책임을 경감 또는 면제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이날 BNK금융지주는 오전 11시 57분께 한국거래소 공시를 통해 "당사는 금일 전 경남은행 투자금융부 직원이 총 2988억원을 횡령한 사실을 금융감독원 보도자료를 통해 확인했다"며 "향후 구체적인 사항이 확인(공소장 확인 등)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BNK금융지주 주가는 이날 금융지주 종목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하며 전장보다 2.91% 하락한 7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한편, 임기를 5개월여 앞두고 자진 사임한 김지완 전 회장은 급여 7억2900만원, 상여 4억9800만원 등 작년 한 해만 23억원을 받아갔고, 최홍영 전 은행장도 올해 상반기 퇴직 행장 중 가장 많은 보수(8억4300만원)를 챙겼다.  

자료=금감원
자료=금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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