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혜정 김성수 월드컵도 두손 3개월 10만부
류혜정 김성수 월드컵도 두손 3개월 10만부
  • 북데일리
  • 승인 2006.07.1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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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도 비켜간 ‘행복한 이기주의자’

[인터뷰]3개월새 10만부, 21세기북스 류혜정-김성수 대리

“그가 나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비로소 내가 꽃이 되었을까? 아니다. 난 그에게로 가기 전에 이미 꽃이었다. 매우 행복한 꽃이었다”

김춘수 시인의 ‘꽃’을 패러디 한 도발적인 광고카피로 화제를 모은 웨인 W. 다이어 (Wayne W. Dyer)의 <행복한 이기주의자>(21세기북스. 2006)가 출판가 최악의 비수기로 불리던 월드컵 기간에 베스트셀러 1위 고지를 탈환했다.

출간 3개월 만에 10만부가 팔린 <행복한 이기주의자>의 판매부수는 성수기가 아닌 ‘비수기’에 달성했다는 점에서, 타인이 아닌 자신의 행복이 가장 중요하다는 도발적인 발언이라는 점에서 눈여겨 볼만하다.

<행복한 이기주의자>를 담당한 21세기북스(파주출판도시)의 실용출판팀 김성수 대리(32), 류혜정 대리(32)는 “책을 읽고 인생이 바뀌었다고 말하는 독자를 만났을 때 큰 기쁨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처음 1위 했을 때는 잠도 못자”

“이렇게 많이 나간 책을 진행해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는 말로 입을 뗀 류 대리는 베스트셀러 1위에 올라간 첫 날은 설레는 마음에 잠도 못 잤다며 수줍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지하철에서 <행복한 이기주의자>를 읽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너무 고마워서 일일이 찾아가 인사를 하고 싶은 심정이었어요. 읽으니까 어떠냐. 좋은 부분은 어디였느냐 라는 말도 건네고 싶었죠. 베스트셀러 1위 책을 만들어 본 것은 처음이라 더욱 감회가 남달랐던 것 같아요”

류 대리는 여전히 상기된 표정이었다. 모두가 우려하던 월드컵 기간에 거둬 올린 성과라 더욱 의미가 남달랐던 모양이다.

김 대리 역시 어느 정도의 판매부수는 예상했지만 이렇게 빠른 시간 내에 많이 나갈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웨인 다이어라는 이름은 거의 알려지지 않은 존재였기 때문에 저자 브랜드로 마케팅을 할 수도 없는 책이었습니다. 게다가 타인이 아닌 자신부터 사랑하고 배려하라는 어투는 기존에 이어져 오던 자기계발서들과는 판이하게 다른 도발적인 태도였기 때문에 우려되는 부분도 있었죠. 그럼에도 단기간에 그것도 비수기에 이렇게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셨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합니다”

김 대리의 말에 따르면 <행복한 이기주의자>는 저자 브랜드로 성공한 책이 아닌 기획, 편집자 마케터들이 ‘만들어 낸’ 책이다.

“행복한 이기주의자들의 10계명”

1. 남보다 먼저 자신을 사랑하라

2.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말라

3. 자신에게 붙어 있는 꼬리표를 떼라

4. 자책과 걱정은 버려라

5. 미지의 세계를 즐겨라

6. 의무에 매이지 말라

7. 정의의 덫에 빠지지 말라

8. 결코 뒤로 미루지 말라

9.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말라

10. 화에 휩쓸리지 말라

독자들에게 가장 큰 지지를 얻은 ‘행복한 이기주의자들의 10계명’은 책의 첫 출간시기가 1976년도라는 점을 떠올려 볼 때, 믿기 힘든 ‘발칙한’ 발언이다.

류 대리는 바로 이런 ‘발칙함’을 베스트셀러 비결로 꼽았다.

“쉽지만 얕지 않게, 명쾌하지만 가볍지 않게 남보다 자신먼저 사랑하라고 말하는 저자의 당당한 어투가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죠. 출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텍스트 자체에 대한 자신감은 매우 컸습니다”

김 대리는 30년 전에 미국에서 이런 내용이 나왔다는 사실이 무척 놀랍다고 말했다.

“30년 전 한국이라면 생각조차 할 수 없던 내용이 아닐까요? ‘나를 배려한 이후, 그 힘으로 다른 사람을 배려하라’는 말은 우리가 받아온 전통적인 교육과는 정 반대에 놓인 주장입니다. 어찌 보면 ‘너는 이미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인데 왜 자꾸 다른 사람에게 검증받으려고 하고 눈치를 보는가’라는 주장은 굉장히 상식적인 내용이죠. 다만, 한국에서는 이런 주장을 수용할 수 있는 사회분위기가 이제야 조성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미국의 유명한 심리학자인 저자 웨인 다이어 박사는 자신의 임상치료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엮었다. 인생에서의 진정한 성공은 스스로 얼마나 행복하게 느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저자의 주장은 행복에 있어 중요한 것은 타인의 시선이 아닌 자기 스스로 매기는 가치라는 말로 이어진다. 책에 따르면 결국, 불행이란 타인이 아닌 스스로가 만들어 내는 것이다.

김 대리는 웨인다이어의 필력을 높이 평가했다. 임상결과를 바탕으로 책을 내는 저자는 많지만 웨인 다이어만큼 명쾌하게 자신의 주장을 피력하는 저자는 만나기 힘들다는 것. 편집자의 말에 따르면 웨인 다이어는 ‘참 글을 잘 쓰는 저자’ 이다.

다이어리 마케팅과 역발상의 자세

두 편집자는 <행복한 이기주의자>를 성공시킨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로 ‘다이어리 마케팅’을 꼽았다. 이는 20~30대 여성 독자를 타깃으로 한 마케팅 전략 중의 하나였다.

류 대리는 자신의 나이와 비슷한 연령대의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다이어리는 연말연초에 나오는 스케줄 다이어리가 아니라 팬시스타일 다이어리라는 점을 떠올렸다.

김 대리는 4월 출간 이후 한 달 간 판매 추이를 꼼꼼히 지켜본 결과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는 결과를 얻어냈기 때문에 다이어리 제작이라는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20, 30대 여성독자층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다이어리 마케팅’은 대성공이었다.

‘월드컵 기간에는 책이 나가지 않을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깬 역발상 적인 태도 또한 책을 베스트셀러로 만들었다.

“타깃 층은 20~30대 여성독자였습니다. 남성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월드컵에 덜 흡수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연령대였기 때문에 월드컵 기간에는 더욱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펼쳤죠. 출판사들 역시 월드컵 기간을 피해 대작들을 내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저희로서는 호기였습니다”

류 대리의 말을 통해 아이템 담당자다운 역발상적인 태도를 발견 할 수 있었다. 김 대리 역시 모두가 피해가는 시기 일수록, 기회일 수 있다는 말을 덧붙였다.

여성독자층을 겨냥한 온라인 마케팅

책의 또 다른 성공비결은 온라인 마케팅이었다.

선전 기간 내내 네이버 책 홈, 블로그, 온라인 커뮤니티를 선점하던 온라인 마케팅의 위력은 예사롭지 않았다.

21세기북스에는 온라인 마케팅만 전담하는 온라인 마케팅팀이 따로 있다.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다이어리 마케팅이 활발할 때 온라인 마케터들은 타이밍에 맞춰 공격적인 온라인 마케팅을 펼쳤다.

류 대리는 “다이어리 마케팅으로 독자들의 눈에 빈번하게 노출됐을 때 온라인에서도 노출 돼야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생각에 온오프를 동시에 진행했다”고 전했다.

네이버를 중심으로. 책 카테고리 검색 이벤트, 덧글과 서평 이벤트, 보다 많은 책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블로그 운영을 동시 다발적으로 펼쳐나갔다.

여성 독자층을 겨냥해 온라인 쇼핑몰, 여성전용카드 사이트, 영화 사이트 등을 통해 이벤트를 펼치는 것도 놓치지 않은 결과 좋은 결과를 얻어 낼 수 있었다.

지금 자기계발서 시장의 키워드는 ‘행복’

자기계발서 시장을 바라보는 안목이 탁월한 김 대리는 이전의 키워드가 `성공`이었다면 지금은 `행복`이라는 날카로운 분석력을 드러냈다.

김 대리의 말에 따르면 진정한 행복을 위해서는 자기사랑이 우선이라는 웨인 다이어의 주장이 받아들여지는 지금의 자기계발서 시장은 건전하게 변해가고 있는 추세다.

류 대리는 앞으로의 자기계발서 시장은 퓨전을 자연스럽게 흡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출판과 다양한 분야와의 접목은 이미 실현되고 있고 앞으로도 더욱 확산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원 소스 멀티유스(one source multi-use)`적 측면에서 본다면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출산 후 우울증에 걸렸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 자신을 사랑해야 가족 모두가 행복해 질 수 있다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한 주부의 서평을 잊지 못한다는 류대리는 지금 출판일이 너무나 적성에 잘 맞는다고 말했다. 영화와 광고 보기를 즐겨 한다는 그녀는 종종 읽는 만화나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아이디어를 얻는다며 신세대 편집자로서의 면모를 드러냈다.

“주몽의 열렬한 팬”임을 자처한 김 대리는 류 대리로부터 ‘아줌마’라는 놀림을 받으면서도 드라마 시청을 즐기는 ‘드라마 마니아’이다. “트렌드를 읽어 내는 데는 드라마 만한 효자가 없다” “내가 보는 프로그램은 언제나 시청률 1위가 된다. 대중의 선호도를 읽어내는 재주가 탁월한 것이 아니냐”며 너스레를 떠는 그의 유쾌함이 보기 좋았다.

비수기를 ‘호기’ 로 노려 베스트셀러를 탄생 시킨 두 편집자는 “이제 시작”이라며 ‘웨인 다이어적’ 도전 정신과 당당함을 드러냈다.

웨인 다이어는 말한다.

“천재라고 불리는 사람들, 놀랄 만큼 멋진 삶을 살았던 사람들을 떠올려보라. 그들은 오직 하나만 잘했던 사람들이 아니다. 미지의 것을 피하는 사람들도 아니었다.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다. 유일한 차이라면 그들은 다른 사람들이 감히 밟지 못한 곳을 기꺼이 가로질러갔다는 것이다”

행복은 느끼는 자, 발견하는 자의 것이다.

<행복한 이기주의자>의 선전은 능동적으로 변해가는 독자들의 욕구가 반영 된 자기계발서 시장의 새로운 ‘징후’이다.

(사진 = 21세기북스 류혜정-김성수 대리) [북데일리 김민영 기자] bookworm@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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