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기업 백서] 하이트진로, 원클럽맨 김인규 대표의 승부수 ‘켈리’... 올여름 맥주시장 잡나
[WP 기업 백서] 하이트진로, 원클럽맨 김인규 대표의 승부수 ‘켈리’... 올여름 맥주시장 잡나
  • 박세리 기자
  • 승인 2023.06.02 14: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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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탈환전... 올몰트 맥주 ‘켈리’로 맹추격
‘켈리'로 승부수 던진 원클럽맨 김인규 대표
줄어드는 주류 시장, 다른 타개책도 필요해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여름철 성수기를 맞아 주류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주요 주류 기업이 시장 점유율을 놓고 격전 중이다. 특히 내년에 창사 100주년을 맞는 하이트진로는 올해 4월 출시한 신제품 맥주 ‘켈리’로 경쟁사 오비맥주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신제품 '켈리' 제품이미지 (사진=하이트진로)

■ 하이트진로 1위 탈환전... 신제품 올몰트 맥주 ‘켈리’로 추격 중

켈리는 출시된 지 약 한 달여 만에 100만 상자 판매를 돌파라는 역대급 판매기록을 세우며 국내 맥주시장에 부드럽게 안착 중이다. 4년 전 테라 출시 때보다 3일 빠른 속도다. 지난 4월 일부 유통채널에서 한때 1위에 오르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한 대형마트에서 같은 달 하이트진로 매출이 전체 국산 맥주의 48.5%를 차지해 오비(44%)를 넘었다. 또 다른 대형마트에서는 두 회사의 점유율이 44%로 같았다. 반짝 효과라는 시각도 있지만, 12년 만에 정상에 꽂은 깃발이다.

하이트진로는 1993년 2월 비열처리맥주 ‘하이트(Hite)’ 출시 이후 3년 만에 ‘만년 2등 맥주회사’라는 오명을 벗고 당시 부동의 1위였던 OB맥주를 추월하며 승기를 잡았다. 이후 1996년부터 2011년까지 십수 년간 1위로 시장을 점유하며 맥주시장의 판도를 바꾼다. 2011년 하이트진로의 전신인 진로와 하이트맥주가 인수·합병되면서 지금의 사명을 달고 국내 최대 규모의 주류회사로 몸집을 키우지만, 왕좌를 다시 오비맥주에 내주게 된다. 그 해는 한국주류산업협회에서 맥주 점유율을 발표하는 등 하이트와 카스의 경쟁이 정점을 찍던 시기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시 오비는 ‘카스처럼’이라는 소맥 트렌드를 새로 만들어 주류마케팅을 주도한 게 1위 탈환에 주효했다. 하이트진로는 인수합병이라는 큰 이슈도 있었지만, 여러 맥주 상품을 출시하며 역량이 분산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후 하이트진로는 2020년 초까지 점유율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다 이번에 야심 차게 내놓은 신제품 올몰트 맥주 켈리로 12년 만에 오비맥주와 초접전을 펼치는 중이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이 지난 1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제품 켈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하이트진로)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이 지난 1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제품 켈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하이트진로)

■ 켈리로 승부수 띄운 ‘하이트진로 원클럽맨 김인규 대표’는 누구

켈리로 1위 재탈환을 노리는 하이트진로의 김인규 대표는 1989년 하이트맥주에 입사한 뒤 30년 넘게 한 회사에서만 몸담은 원클럽맨이다. 동시에 2011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4연임 중인 장수 CEO다. 공교롭게도 취임 이후 1위 자리를 내주게 되어 시장 점유율에 대한 각오도 남다르다.

김 대표는 신제품 켈리 출시 당시 “지난 10여 년간 맥주는 잘한 게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자신 있습니다. 맥주 1위 탈환은 무조건 할 겁니다. 올해 안에 승부를 보겠습니다. 켈리와 테라의 연합 작전으로 30년 넘게 이어져 오고 있는 이 지난한 30년 전쟁에 마침표를 찍고자 한다”라며 1위 탈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켈리 홍보를 위해 전면에 나서고 있는 김 대표는 켈리 출시 이후 한 달 내내 켈리 캔·병의 호박색과 비슷한 주황색 넥타이를 하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 4월 신제품 발표에서도 지난달 15일 서울 중구 웨스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같은 넥타이를 메고 등장했다. 김 대표는 “맥주 시장점유율 50%를 넘어 업계 1등이 되는 것이 목표”라며 “시장을 가져오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재차 밝혔다.

업계에서는 켈리 출시를 두고 카니발라이제이션(후속제품 출시로 인한 자기 잠식 효과)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보냈지만, 맥주 판매량은 444만상자로 전년 동월(348만상자) 대비 27.6% 증가했다. 같은 기간 테라는 214만상자에서 246만상자로 15% 늘었고, '필라이트'는 80만상자에서 86만상자로 7.5% 성장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 줄어드는 맥주 시장·변화하는 트렌드, 하이트진로의 남은 과제

하지만 국내 주류 출고량이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인 만큼 신제품 켈리의 맥주시장 점유율 외에도 남은 과제에 따른 타개책이 필요해 보인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음주 문화가 격변한 데다 국내 주류 출고량이 7년 연속 감소하고 있어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2021년도 주류산업정보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주류 출고량은 310만㎘로 전년(321만4천㎘) 대비 3.6% 감소했다. 2014년(380만8천㎘) 이후 7년 연속 감소세다. 맥주 출고량도 2013년 이후 8년 연속 줄어들고 있다. 지난 2021년 국내 맥주 출고량은 153만9000㎘로 전년 대비 1.8% 감소했다. 주류 출고량 감소율은 2019년 1.7%에서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2020년 4.8%로 커졌고, 2021년에도 3.6%에 달했다.

젊은 소비층의 주종 이동 현상도 감지된다. 앞서 aT의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위스키와 와인 소비가 큰 폭으로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고급주류를 선호하는 MZ세대가 위스키와 와인 소비를 이끄는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또 경쟁 상대도 다양해졌다. 비단 주류 업계뿐만 아니라 소비자 시선을 사로잡는 건강 트렌드, 특별한 경험을 원하는 취향, OTT 시장까지 경쟁 대상이다. 그만큼 소비자의 트렌드와 성향이 달라졌다.

게다가 업계에서는 켈리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하는 만큼 실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하이트진로의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3.4%, 40.7% 떨어졌다. 그만큼 올여름이 켈리의 성공이 하이트진로에 중요한 기점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내년 창립 100주년을 앞둔 만큼 업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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