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출간 된 후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외국 소설로는 거의 유일하게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는 작품이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1,2>에는 <쇼퍼홀릭>(황금부엉이. 2005)을 연상케 하는 대목이 많다. 명품을 즐기는 잘나가는 커리어우먼들의 속내, 시각을 다투는 현장일터에서도 외모의 우아함과 화려함을 유지하려는 꼿꼿함이 흥미롭게 그려진다는 점에서 두 작품은 공통점을 갖는다.
이 소설의 매력은 미국 ‘보그’ 지 편집장인 안나 윈투어의 개인 어시스턴트로 일했던 작가 로렌 와이스버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 패션계의 중심에서 벌어지는 사건들과 패션 에디터들의 생활을 생생하게 묘사했다는 점이다.
출간 즉시 미국에서 화제를 모았던 이유는 소설 속 악마 같은 상사 미란다 프리스틀리의 모델이 미국 ‘보그’ 편집장 안나 윈투어라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뱅 스타일 헤어와 우아한 샤넬 슈트를 즐기는 안나 윈투어는 ‘런던-밀라노-파리-뉴욕’이었던 패션쇼 스케줄을 편의에 따라 ‘뉴욕-런던-밀라노-파리’로 바꾸고,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이 보내준 의상을 입는 패션계의 막강 권력자이다.
파리, 밀라노, 런던, 뉴욕 등 세계 4대 컬렉션이 있을 때는 안나 윈투어가 도착해야 쇼가 시작되고, 쇼가 끝나고 그녀가 박수를 치면 그 쇼는 성공을 보장받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하니 이쯤 되면 권력자라 불리 울만 하다. 매일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 테니스를 치고, 아침 일곱 시에 회사에 출근하며, 어떤 파티에도 십 분 이상 머물지 않는 철저한 자기관리로도 유명한 인물이다.
전 세계 패션 피플의 숭배를 받는 안나 윈투어의 실제 모습과 소설 속 등장인물인 미란다 프리스틀리를 비교해보는 것은 책을 읽는 또 다른 재미다.
[북데일리 정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