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예금 금리도 장단기 금리 역전
정기예금 금리도 장단기 금리 역전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2.11.30 21: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최근 주춤하고 있는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에서 눈에 띄는 건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다. 1년 만기와 6개월 정기예금 금리 모두 2~3년 만기 금리를 앞지르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책정된 5대 시중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 최고 금리는 상단 기준 12개월(1년) 이상 만기 금리가 4.70~5.10%로 가장 높고, 6개월 이상 만기 4.58~4.70%, 24개월(2년) 이상 만기 4.23~4.65%, 36개월(3년) 이상 만기 4.18~4.65%, 3개월 이상 만기 4.06~4.20%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은행의 상품별로 1년 만기 금리는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비대면 채널 가입) 5.10% ▲하나은행의 하나의 정기예금(하나원큐 가입) 5.00% ▲우리은행의 WON플러스 예금(우리WON뱅킹, 전화 가입) 4.98%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인터넷, 모바일 가입) 4.95%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인터넷, KB스타뱅킹, 고객센터 가입) 4.70% 수준이다. 

5대 시중은행 모두 3개월 이상 만기는 모두 4% 초반선을 넘어섰고, 6개월 만기 예금금리도 1년 만기 구간 다음으로 가장 높다. 특정 상품의 3개월 만기 금리가 다른 특정 상품의 3년 만기 금리를 소폭 웃도는 이례적 현상도 목격되고 있다.   

(자료=각 은행 취합)
(자료=각 은행 취합)

일반적으로 금리는 만기가 길수록 높게 책정된다. 은행 예금금리도 예치기간이 길수록 기간 프리미엄이 더해져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이러한 방향성은 시장에서 단기금리가 장기금리보다 더 급격히 오른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이날 금융채 6개월물과 1년물, 3년물 금리는 각각 4.6%, 4.8%, 4.8%선이다. 지난 6월 초엔 2.1%대, 2.6%대, 3.3%대였다. 금융채 6개월물의 경우 약 6개월 만에 2배 이상 뛰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작은 이슈에도 시장금리 변동성이 클 것이고 금리 수준이 앞으로 최소 6개월~1년 정도는 유지된다고 보는 것 같다"며 "2~3년 또는 미래에는 전쟁 종식, 유가 안정 등 물가와 기준금리가 지금보다 안정화 될 것이란 기대심리 등이 반영돼 책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금리도 장단기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것이 경기침체 전조현상이라는 해석과 미국 등 주요국의 물가 완화 등 기대 때문이란 해석이 분분하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국채금리 역전에 대해 많은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 완화 기대감이 반영된 현상으로 보고 있다"며 "연준이 내후년까지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여 2년물 국채금리가 높은 수준이지만 이후엔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해 10년물 금리가 낮아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최근 은행의 자금 흐름을 둘러싼 고민은 은행으로 자금이 몰리는 쏠림 현상과 유동성 확보 두 갈래로 나눠져있다. 채권시장 돈맥경화에 당국에선 은행채 발행을 자제하라고 당부했고 이어 예금금리 경쟁도 삼가라고 권고했다. 은행 수신은 요구불예금이 줄어드는 대신 정기예금 위주로 높은 증가세를 지속 중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요구불예금은 44조2000억원 감소한 반면, 정기예금은 56조2000억원 늘었다. 2002년 1월 통계 속보치 작성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하지만 정기예금 자체만으로는 만기 전 해지 가능성이 있고 정기예금 중에서도 단기예금은 장기예금 대비 조달 안정성이 좀 더 떨어진다고 여겨진다.

아울러 지난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p 인상했음에도 예금자 입장에선 기다렸던 은행 예금금리 인상 소식이 감감무소식이다.

다만 각국 기준금리 인상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당장은 단기예금이 여전히 유리할 수 있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번에는 자금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야 해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금은 3개월이나 6개월 단기로 예치하고 기준금리가 정점에 올랐을 때 1년 이상으로 묶는 게 가장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