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금융시장…환율도 치솟고 코스피·코스닥 주르륵
위기의 금융시장…환율도 치솟고 코스피·코스닥 주르륵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2.06.23 22: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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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자산 선호, 외국인 코스피 '셀 코리아' 계속
전문가 "현재는 외인 자금유출 압력이 더 크다"
얼어붙은 급락장에 눈물의 동학개미도 순매도
23일 KB국민은행 딜링룸. (사진=KB국민은행)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5원 상승한 1301.8원에 거래를 마쳐 약 13년 만에 1300원을 돌파했다. 이날 오후 3시 30분 KB국민은행 딜링룸. (사진=KB국민은행)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국내 증시가 '패닉'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이틀 연속 연저점을 추락하고 환율은 13년 만에 1300원대를 상향 돌파했다. 고물가와 고환율, 고금리 국면에서 외국인에 이어 개인 투자자도 국내 증시에서 등을 돌리고 있다. 물가는 오르고 경기는 하강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지속 제기된다. 

■ 얼어붙은 증시, 바닥 어디까지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장보다 28.49p(1.22%) 내린 2314.32에 장을 마쳐 2200선에 한층 다가섰다. 종가 기준으로 2020년 11월 2일 2300.16 이후 1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스닥지수는 32.58p(4.36%) 하락한 714.38로 마감했다. 양대 지수 모두 이틀 연속 연저점을 기록하면서 작년 한때였던 '삼천피'와 '천스닥' 지위와 더욱 거리를 두게 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선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 중심 매도세가 펼쳐졌다. 외국인은 2961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6717억원을 팔아치웠다. 기관만 9429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726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640억원, 기관은 15억원 각각 순매도했다. 

환율은 13년 만에 1300원선을 깼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5원 상승한 1301.8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1300원을 상향 돌파한 것은 과거 2009년 7월 13일(1315.0원) 이후 처음이다. 달러 강세가 지속되는 배경에는 경기 침체 우려와 안전자산 선호 심리 강화가 거론된다.

이날 시황에 대해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은 "물가 상승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현실화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13년 만에 1300원을 돌파하며 불안 심리가 확대댔기 때문"이라며 "최근 이어진 조정으로 개인투자자의 매물이 급증한 점도 장중 높은 변동성을 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인들은 시가총액 상위 비중이 높은 전기/전자 업종을 지속적으로 매도하며 지수 하방 압력을 더했다"며 업종별로는 "통신업종을 제외한 모든 업종이 하락했다. 특히 실적 피크아웃 우려가 확대되며 해운주가 낙폭을 확대했다. 코스닥에서는 2차전지 소재주가 큰 폭 하락했고, 신작 게임에 대한 실망감에 게임주도 약세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시가총액 상위권에서 대부분 종목이 하락했다. 시총 1위인 삼성전자는 0.35% 하락한 5만740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2위인 LG에너지솔루션(-0.25%), 3위 SK하이닉스(-2.17%), 5위(삼전 우선주 제외) LG화학(-0.36%), 7위 삼성SDI(-0.74%), 8위 현대차(-0.29%), 10위 카카오(-2.04%), 14위 KB금융(-1.54%), 15위 신한지주(-3.33%) 등 하락했다. 

시총 4위 삼성바이오로직스(+0.37%), 6위 네이버(+2.18%), 9위 기아(1.05%), 11위 셀트리온(+2.88%)은 상승 마감했다. 코스피 코스닥 2502종목 중 절반 이상인 55.6%(1391개)가 신저가를 경신했다. 최근 한 달 가장 많이 상승/하락한 종목은 미코바이오메드(+166.67%), 녹십자홀딩스2우(+76.8%), 에이치엔티(-98.7%), 하인크코리아(-63.25%) 등이다.

■ 3고에 스태그플레이션 경계심↑   

한편 고환율은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이어져 실물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환율의 물가 전가율(원·달러 환율 또는 명목실효환율 1% 변동 시 물가상승률의 변동)은 0.06로, 원·달러 환율이 1% 오르면 물가 상승률은 0.06%p 상승한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달러-원 환율이 1300원대에 진입했던 시기는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닷컴버블, 금융위기 당시 밖에 없다"며 "금리차는 자본 이동의 관점에서 외국인의 국내 투자 유인을 높이는데, 현재는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로 인한 자금 유출 압력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올 들어 물가 상승을 부추겨온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및 유가 상승, 중국 봉쇄로 인한 공급망 차질에 더해 최근에는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 가시화,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 등의 악재 우려도 불거졌다. 외국인의 '셀 코리아'는 물론 스태그플레이션 등을 우려하는 경제·금융정책 수장들의 걱정 섞인 발언도 잇따르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 경제장관회의에서 "정부는 환율 상승에 따른 시장 불안 등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필요시 시장안정 노력을 실시하겠다"며 "시장 내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연구기관장들과 만난 간담회에서 "현 상황에 대해 경제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가 동시에 발생(스태그플레이션)했던 오일쇼크 때와 유사하다고 보기도 하는데, 전세계 가치사슬이 상하류에서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어 미증유의 퍼펙트 스톰이 밀려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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