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보듯 생생한 `히틀러 최후의 순간`
직접 보듯 생생한 `히틀러 최후의 순간`
  • 북데일리
  • 승인 2005.07.27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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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의 유대인 학살과 전쟁의 참상을 13살 소녀의 눈으로 생생히 증언한 ‘안네의 일기’가 책이 아닌 전시회를 통해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주한 네덜란드 대사관과 암스테르담 소재 `안네 프랑크 재단`이 진행하는 전세계 순회전시 ‘안네 프랑크, 오늘을 위한 역사(A History for Today)`의 이번 한국 나들이는 전 세계에 하나밖에 없는 `안네의 일기` 복제품과 안네 가족이 숨어 살던 집의 비밀통로 미니어처, 다큐멘터리 영화, 디지털 전시물 등도 함께 만날 수 있다. 전시회는 8월 21일까지 서울 종로구 관훈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전 세계 60개 언어로 번역되어 5,000만부 이상 팔려나간 ‘안네의 일기’는 나치에 의해 학살된 유대인의 수가 약600만명이라는 참혹한 사실을 새삼 상기시켜 주는 동시에 인류 역사상 손꼽히는 이 비극적 사건의 중심인물 ‘히틀러’를 떠올리게 만든다.

많은 히틀러 관련 서적 중에서도 `히틀러 최후의 14일 Der Untergang`(2005. 교양인)은 2004년 독일, 프랑스, 미국에서 개봉된 영화 ’몰락(Downfall)‘의 원작으로 먼저 알려졌다.

저자인 요하임 페스트는 히틀러와 제3제국(1934~1945년 히틀러가 권력을 장악한 시기의 독일제국) 연구로 명성이 높은 독일의 역사가이자 저술가. 저자는 히틀러 집권 당시 강제 징집됐고 1945년 프랑스에서 미군의 포로 수감생활 중 히틀러의 몰락소식을 들었다.

히틀러는 전세가 약화될 무렵 측근들과 철옹성 같은 지하 벙커에서 생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책은 1945년 4월 16일 250만 소련 군대가 베를린을 공격한 시기부터 벙커 속에 숨어 있던 히틀러가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한 4월 30일까지 14일 동안의 일들을 정리한 것이다. 당시 함께 지하 벙커에 숨어 있던 사람들의 증언과 자료들을 바탕으로, ‘세계를 정복하겠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독일은 물론 전세계를 `피`로 물들게 했던 독재자가 나약한 한 인간으로서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짧은 순간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패전이 확실시 된 상황에서도 히틀러는 야욕을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생명유지를 위해 필요한 모든 시설을 파괴하라”며 그 유명한 ‘네로 명령’을 지시했고, “우린 망할지도 몰라. 하지만 우린 한 세계를 함께 끌고 갈 거야”라는 등 광적인 말들을 쏟아냈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의 일요판인 `옵저버`는 서평에서 소련군이 베를린에 진입한 직후부터 히틀러와 에바 브라운이 자살하기까지의 과정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지만 요아힘 페스트는 마치 그 광경을 직접 본 듯, 그가 묘사하는 지하 벙커는 너무도 생생해서 소름이 끼칠 정도"라고 평가한다.

온갖 기계들이 내는 웅웅거리는 소음, 썩어가는 오물과 부상자들에게서 나는 악취, 사람들의 얼굴을 유령처럼 비추는 희미한 전등 불빛, 허무맹랑한 상상과 부질없는 희망 속에 이어진 작전회의, 콘크리트 벽으로 둘러싸인 미궁 속에서 이리저리로 발을 질질 끌며 돌아다니는 총통의 병약한 모습 등 히틀러 최후의 순간은 마치 비극 영화의 라스트 신을 연상케 한다. (사진 = 히틀러와 그의 미술작품들)[북데일리 송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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