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조 코로나 대출, 2금융권도 부실위험 상승
133조 코로나 대출, 2금융권도 부실위험 상승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2.03.30 23: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대 은행 잔액, 1년 3개월 만에 2배↑
2금융권 이자유예 5개월 만 41.7%↑
(자료=한국신용평가)
(자료=한국신용평가)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코로나19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에 대한 만기연장·상환유예 대출에서 2금융권의 이자 상환을 미룬 대출 잔액이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과 캐피탈 등 2금융권은 은행권 대비 지원 규모는 적지만 이자 조차도 내지 못 하는 자영업자 대출이 누적되고 있어 부실위험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 '뇌관' 개인사업자대출 우려 점증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29일 '만기연장·상환유예 재연장에 따른 은행, 저축은행, 캐피탈의 실질 자산건전성 영향 분석' 보고서를 내고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관련 제2금융권의 부실 위험이 상승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이번 달 종료 예정이었던 코로나19 금융지원 조치를 올해 9월까지 6개월 더 연장한다고 지난 23일 최종 발표했다. 2020년 4월 시행된 조치가 총 4차례 연장되면서 올해 9월까지 2년 6개월 동안 이어질 예정이다. 

전 금융권에서 지난해 12월 말 기준 만기가 연장되거나 원리금 상환을 유예한 잔액은 133조7000억원(올해 1월 133.3조원)이었다. 같은 해 7월보다 10.9%(13.1조원) 증가한 수준이다. 이 중 은행권 잔액은 90조원, 저축은행 캐피탈 등 2금융권은 3조6000억원이었다.  

5대 은행 잔액은 최초 연장시기인 2020년 9월 말 32조원에서 지난해 말 12월 말 68조원으로 2배 이상 늘었고, 2금융권은 이자 조차 못 내 상환을 유예한 잔액 비중이 지난해 7월 말 1조2000억원에서 12월 1조7000억원으로 41.7%(5000억원) 뛰었다.  

이는 만기연장 잔액 위주로 증가하고 원리금 상환유예는 조금씩 줄어드는 은행과는 상반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부실 가능성은 이자상환유예, 원금상환유예, 만기연장 순으로 높다고 보는 게 일반적이다. 특히 개인사업자대출 무더기 부실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민감업종의 체감경기지수를 보면 중소기업(SBHI)의 자금사정 실적은 2019년 12월(77.2), 2020년 3월(41.3), 작년 12월(67.3)으로 회복세인 반면에 BSI(개인사업자)는 2019년 12월(69.9), 2020년 3월(27.4), 2021년 12월(34.2)로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위지원 한국신용평가 금융1실 실장은 "개인사업자의 경우 중소기업보다 부실위험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책지원에도 불구하고 상환애로 원인이 일시적 유동성 위기에 있기보다는 구조적 어려움에 가까워 상환 능력의 회복이 쉽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코로나 이후 비대면으로의 산업구조 개편이 상당 부분 진행된 점을 감안하면 아직까지 회복이 부진한 자영업자의 경우 코로나 상황이 개선된다고 하더라도 원리금상 환능력이 완전히 회복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 건전성 지표, 향후 악화는 불가피  

한국신용평가가 연장조치 종료 시점에서 연장대출에 대한 전액 회수가 이뤄진다고 가정한 기본 시나리오(Base Case)에 따르면 3개월 이상 연체된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 비율은 시중은행이 1.3%, 지방은행이 2.7%까지 상승한다. 

이 수치는 코로나 이전보다 악화된 수준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중소기업 부실채권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0.57%다. 코로나19 위기 이전인 2019년 12월 0.89%에서 2020년 3월 0.93%로 치솟았다가 코로나19 금융지원이 시행된 이후 계속 하락해왔다. 

금융권이 관련 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축소하고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한다는 견해다. 위 실장은 "금리 상승에 따른 담보가치 하락 등으로 부도 시 회수금액 축소·대손비용 증가 등이 나타날 수 있다"며 "자본완충력이 인정되지만 익스포저 축소 및 선제적 충당금 적립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연체율 등 착시는 지속 중이다. 폐업 등을 제외하면 연체가 발생할 수 없게 된 구조에서 대출잔액(분모)이 지속적으로 증가한 결과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2021.12)에 따르면 2020년 자영업자 폐업률은 2019년에 비해 오히려 하락(12.7%→11.8%)했다. 

(자료=한국신용평가)
(자료=한국신용평가)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