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해 물가 전망치 2%→3.1% 수정...3%대는 10년 만
한은, 올해 물가 전망치 2%→3.1% 수정...3%대는 10년 만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2.02.24 2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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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큰 국제유가 상승세 등 반영
이주열 총재 퇴임 전 마지막 금통위
연 1.25% 기준금리는 만장일치 동결
이주열 한은 총재.
이주열 한은 총재.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한국은행이 연 1.25%인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지난해 11월 전망치(2.0%)보다 1.1%p 높아진 3.1%로 수정했다. 한은의 물가 전망치 3%대는 2012년 이후 약 10년만이다. 

기준금리는 미국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속도에 대한 우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 등을 고려해 동결했다.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은 열어뒀다. 

■ 연말 1.75% 등 시장 기대치..."합리적"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24일 본회의를 열고 현재 연 1.25%인 기준금리를 전원 일치로 동결했다.

이번에 동결된 기준금리는 코로나19 대유행이 처음 시작된 2020년 3월 이전 수준이다. 지난해 8월과 11월, 올해 1월까지 3차례에 걸쳐 총 0.75%p 인상을 거쳤다. 만장일치 동결은 금리인상의 시급함이 이전보다 낮아졌다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관련 총재 기자간담회에서 "오늘 금통위는 그간 세 차례에 걸쳐서 선제적으로 금리를 조정해 온 만큼, 지금 시점에서는 주요국의 통화정책방향 또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 여건의 변화와 그것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는 점을 고려해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연말 기준금리가 연 1.75%~2.0%에 이를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이 적정한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크게 부인하지는 않았다. 한편으로는 경기 하락 압력도 있어 향후 금리 인상 여건이 녹록치 않다는 평가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이 총재는 "시장이 저희들과 같은 경제 흐름을 예상하고 기준금리를 예상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한다"며 "더 직접적으로 표현한다면 시장의 그런 기대가 합리적인 경제전망을 토대로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앞으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어느 정도 또 어떤 속도로 조정해 나갈지는 앞으로의 금융·경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달려있다"면서도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지속적으로 조정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는 것이 금통위 다수의 의견"이라고 말했다. 

■ 물가 전망치 상향·성장률 전망치는 유지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1%로 올려잡았다. 내년 물가 전망치는 0.3%p 높인 2.0%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3.0%)는 그대로 유지했다. 

올해 물가 전망치의 경우 지난 11월 전망보다 1.1%p 대폭 높아진 것으로, 3%대는 2012년 전망치(3.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언급했던 2%대 중반보다도 높아졌다.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는 2%다. 이번 전망대로면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연간 2.5%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목표치를 넘어서게 된다.  

이 총재는 "물가는 공급측 요인 외에 수요측 영향도 모두 커져 상승 압력이 생각했던 것보다 크게 확대된 것이 사실"이라며 "우크라이나 사태와 전반적인 글로벌 경기 회복 등이 작용해 국제유가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확대된 것을 감안해 물가전망을 큰 폭으로 상향 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가 추가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다만 이 총재는 "이번 추경은 전반적인 경기를 진작시키는 데 있는 게 아니고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타격을 받은 소상공인의 피해를 지원하는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물가의 영향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제한적일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금통위는 3월 말 임기 만료를 앞둔 이 총재의 퇴임 전 마지막 금통위였다. 이날 이 총재는 지난 8년간의 임기 동안 실시된 통화정책에 대한 소회에서 통화정책을 항공모함을 이끄는 것과 같다는 비유를 언급하며 소회를 밝혔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은 단기적인 시야가 아닌 적어도 1년 후의 경제상황을 보고 선제적으로 움직여야 된다는 태생적인 어려움이 있고, 방향을 틀 때는 그만큼 신중해야 된다"며 "인상이나 인하나 관계없이 제약요인, 기대효과, 부작용이 다 수반되기 때문에 숙고에 숙고를 거듭하고 있으며, 통화정책에 대한 평가는 조금 시간이 지나서야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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