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메타버스 ETF 4종, 매년 크리스마스 선물 줄까
글로벌 메타버스 ETF 4종, 매년 크리스마스 선물 줄까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1.12.22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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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미래에셋·KB·한투...'전쟁이다'
상장 첫날 거래액 합산 2100억 육박
투자자 관심 속 운용사들 차별화는
뉴욕증권거래소 앞. (사진=화이트페이퍼)
뉴욕증권거래소(NYSE) 앞. (사진=화이트페이퍼)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메타버스 관련 해외주식들에 간접·분산 투자할 수 있는 글로벌 메타버스 ETF 4종이 22일 거래소에 한날한시 동시 안착했다. 지난 10월 같은 트렌드로 국내 기업 ETF 4종이 동시 상장한 지 약 2개월 만이다. 

이번 글로벌 메타버스 ETF 대전에 참전한 운용사는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4개사다. 이들 ETF 4종의 상장 첫날 합산 거래액은 약 2100억원에 달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반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매년 크리스마스에 '선물' 같은 성과를 안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엇갈린 첫날 성적...삼성·미래에셋 거래대금 많고 수익률은 KB·한투 높아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KB자산운용의 글로벌 메타버스 ETF가 각각 첫 장을 마감했다. 

ETF는 펀드처럼 여러 종목에 분산해 투자할 수 있고 주식처럼 증권사 MTS 등에서 실시간으로 투자/팔기가 가능한 상품이다. 이번 글로벌 메타버스 ETF 4종은 국내에 상장된 ETF 가운데 첫 해외주식형 ETF다. 

2021년 12월 22일 종가. (자료=네이버 증권)
2021년 12월 22일 장 마감 기준. (자료=네이버 증권)

상장 첫날부터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들 4종목의 합산 거래대금은 2099억원에 달했다.

4종 중에서도 거래대금이 가장 많이 몰린 ETF는 미래에셋운용의 'TIGER 글로벌메타버스액티브'다. 이날 하루간 1080억원이 거래됐다.

이어 삼성운용의 KODEX 미국메타버스나스닥액티브'(895억원), KB운용의 'KBSTAR 글로벌메타버스Moorgate'(107억원), 한투운용의 '네비게이터 글로벌메타버스테크액티브'(18억원)이 뒤를 이었다.

또한 개인 투자자는 이들 4종목을 560억원 순매수하며 글로벌 메타버스 ETF에 큰 관심을 보였다.

다만 개인 투자자는 삼성운용 ETF(282억원)를 가장 많이 샀고 미래에셋운용 ETF(250억원)을 그 다음으로 많이 사들였다. 해당 순매수 규모는 이날 개인 순매수 상위 3위, 4위 종목에 해당하는 높은 기록이다.

반면 수익률에서는 KB운용과 한투운용 ETF가 선두에 섰다. 이날 상승률은 KBSTAR 글로벌메타버스Moorgate가 2.55%로 가장 높았고 네비게이터 글로벌메타버스테크액티브가 2.36%로 뒤를 이었다.   

이번 새내기 ETF 4종은 각 운용사가 해외 주요기관과 지수를 협업 개발하는 등 차별화에 심혈을 기울인 것이 특징이다. 상장 시기가 겹치는데다 동일한 글로벌 메가 트렌드를 추적하게 된 환경을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운용, 미래에셋운용, 한투운용 3개사 ETF는 펀드매니저 재량으로 초과 성과를 추구하는 액티브 전략을 구사하는반면 KB운용은 유일하게 패시브 운용을 채택했다.

현재 국내 액티브 ETF의 상관계수는 0.7이다. 액티브 ETF는 비교지수 30% 내에서 재량적인 자산운용이 가능하다. 패시브 상품은 ETF가 추적하는 기초지수를 90% 이상 복제하는 상품을 말한다.

■ 공들인 비교지수 개발...삼성 나스닥과 협업·미래에셋 '커스터마이즈'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운용은 이번 ETF 지수 개발 과정에서 각별히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먼저, 삼성운용이 처음 선보인 글로벌 메타버스 ETF는 'KODEX 미국메타버스나스닥액티브'다.

삼성운용은 이번 ETF 출시에 앞서 비교지수 개발에 상당기간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나스닥 유노 메타버스 지수는 삼성운용과 미국 나스닥 거래소, 빅데이터 기반 지수 개발 엔진을 보유한 미국 소재 회사인 유노(Yewno)가 지난 6개월간 협업해 공동 개발한 것이다. 

이 결과 KODEX 미국메타버스나스닥액티브는 나스닥 유노 메타버스 지수(Nasdaq Yewno Metaverse Index)를 비교지수로 삼는다. 지수는 업종별 메타버스와 관련성이 높은 글로벌 기업 16개 종목을 포함해 40여종목을 포함시킨다. 

현재 비교지수는 대표 종목(업종 분류)으로 ▲마이크로소프트, 메타(플랫폼) ▲엔비디아, 퀄컴(장비) ▲넷플릭스, 디즈니(콘텐츠) 등을 편입하고 있다.

KODEX 미국메타버스나스닥액티브의 경우 운용보수율이 0.50%로, 한투운용과 함께 가장 저렴하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아직 메타버스 시장의 태동기로 페이스북(메타)을 포함한 많은 기업들이 차세대 사업으로 메타버스를 천명하며 해당 산업에 진출하는 등 메타버스 테마가 급부상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종목 편출입이 자유로운 액티브 ETF가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임 본부장은 KODEX 미국메타버스나스닥액티브에 대해 "메타버스 시장이 성숙할수록 타사와 차별성이 드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날 상장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글로벌 메타버스 ETF는 'TIGER 글로벌메타버스액티브'다. 이날 전체 거래대금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며 가장 많은 투자금이 몰린 ETF다. 

TIGER 글로벌메타버스액티브는 미래에셋운용의 액티브 운용 역량을 결집해 메타버스 시대를 개척하는 글로벌 핵심 기업을 선별해 집중 투자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이 ETF의 비교지수는 'INDXX Global Metaverse Index(인드 글로벌 메타버스)'다. INDXX는 뉴욕에 본사를 둔 글로벌 지수산출기관이다. 지수는 메타버스 관련 매출이 전체의 50% 이상인 기업 중 시총 상위 50종목을 편입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ETF 상품 아이디어를 가지고 예상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후, 해당 포트폴리오에 적합한 커스터마이즈(맞춤형) 지수 개발을 요청해 지수가 만들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여기에 미래에셋운용은 비교지수를 바탕으로 투자 유니버스를 구축하고 리서치를 통해 바텀업(개별기업의 가치를 분석해 투자) 방식으로 투자 종목을 선정한다.

이날 기준 TIGER 글로벌메타버스액티브 ETF 상위 구성종목은 엔디비아(7.94%), 유니티(7.04%), 마이크로소프트(6.87%), AMD(5.99%), TSMC(5.07%), 퀄컴(5.06%), 메타(5.05%), 소니(4.93%), 애플(4.05%), 고어텍(4.04%) 등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우 미국, 캐나다, 홍콩, 호주, 인도 등 13개국을 아우르는 글로벌 네트워크, 해외법인과 정기적인 정보 교류를 통해 선도적으로 메타버스 혁신 기업을 발굴할 수 있다는 점도 차별화로 꼽힌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KB자산운용.(사진=각 사)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KB자산운용.(사진=각 사)

■ KB "종목선정 방법이 큰 차이점", 블룸버그 찍은 한투는 "뿌리·줄기"  

KB운용은 ETF는 이날 동시 상장한 4종 중 유일한 패시브 상품이다. 종목선정 방법에서 차별화를 추구했다. 한투운용은 이른바 '열매'를 만드는 기업들보다는 산업의 근간인 '줄기'와 '뿌리'에 주목하는 관점으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블룸버그의 지수를 채택했다. 

KB자산운용이 선보인 ETF는 KBSTAR 글로벌메타버스Moorgate다. 이 ETF는 파운트 투자자문이 개발하고, 무어게이트(moorgate)가 산출하는 글로벌 메타버스 지수(Global Metaverse Index)를 추종한다. 

협업사로 각각 참여한 파운트투자자문은 국내 최초로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자체개발한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상장한 이력이 있고, 무어게이트는 300개 이상의 지수를 산출하는 영국의 지수 전문 기관이다. 

지수는 AI (인공지능) 기반으로 메타버스와 연관성이 높은 키워드를 필터링해 투자 기업을 선별한다. 이 다음 선별된 기업 중 시가총액과 거래대금을 감안해 70% 투자하고, 파운트지수위원회에서 선별한 기업에 동일가중으로 30% 편입하는 전략을 취한다. 

현재 지수는 대표적으로 애플(9.03%), 퀄컴(5.76%), 엔비디아(5.59%)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플랫폼 대표기업인 구글(알파벳) 등으로 구성됐다. 

차동호 KB자산운용 ETF운용실장은 "패시브 ETF의 가장 큰 장점인 투명성을 유지하면서 포트폴리오를 보완하는 지수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차 실장은 "실제 해당 산업에서 매출이 예상되는 기업을 선별하는 정량적인 종목 발굴 방법과 파운트지수선정위원회에서 정량적 평가 이외의 요소들까지 고려한 종목선정 방법이 큰 차이점"이라고 말했다. 

한투운용의 글로벌 메타버스 ETF는 '네비게이터 글로벌 메타버스테크 액티브'다. 이 ETF는 블룸버그가 산출하는 'Bloomberg Global Digital Media & Tech Select Index(블룸버그 글로벌 디지털 미디어 앤 테크 셀렉트 인덱스)'를 비교지수로 삼는다.

비교지수는 블룸버그의 업종 분류 중 HW(하드웨어), SW(소프트웨어), 디지털미디어 업종에서 메타버스 관련 산업군 내 유동시가총액 상위 200개 종목으로 구성된다. 주요 편입종목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메타, 알파벳(클래스 A) 등이다. 

특히, 네비게이터 글로벌 메타버스테크 액티브는 게임, 미디어, 콘텐츠, 플랫폼 등 메타버스 기술의 최종 산출물에 해당하는 영역을 '열매'로 바라본다. 이 대신 가상현실세계 구현을 위한 소프트웨어(줄기) 하드웨어(뿌리) 기업들에 집중 투자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메타버스 생태계에서 소프트웨어 업종은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기, 클라우드, 보안, 시뮬레이션 등이다. 인프라 산업은 ▲반도체,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5세대(5G) 이동통신 등이 해당한다는 관점이다. 

곽찬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 차장은 "콘텐츠와 미디어 등 메타버스 산업의 전방에 있는 기업들은 테마성과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크고 업계 내 경쟁의 결과에 따라 종목별 주가가 크게 차별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곽 차장은 "국내 메타버스 기업들이 미디어·컨텐츠·플랫폼 분야에서는 두각을 나타내는 반면 메타버스 인프라 분야에서는 입지가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라며 "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인프라 HW·SW 등 후방 기업들은 어느 기업이 전방산업의 선두주자가 되든 장기간 꾸준히 성장할 것이기에 더 비중 있게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자료=한국거래소)
(자료=한국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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