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키움증권의 '한국 1위' 나스닥타워 광고, 생략이냐 누락이냐...협회는 '주의' !
[단독]키움증권의 '한국 1위' 나스닥타워 광고, 생략이냐 누락이냐...협회는 '주의' !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1.04.12 0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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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된 영문카피 의미 질문에 미국인 해석은 각양각색
협회는 '표시 누락에 해당'...키움證 '생략 가능해 제외'
전문가 "그 표현 소비자들이 어떻게 인식하느냐가 중요"
금융투자협회는 키움증권의 나스닥 타워 광고 건과 관련해 유의문구 재확인 등 주의를 당부했다. (사진=키움증권)
금융투자협회는 키움증권의 나스닥 타워 광고 건과 관련해 유의문구 재확인 등 주의를 당부했다. (사진=키움증권)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키움증권의 나스닥 타워 광고 문구 때문에 미묘한 논란이 일고 있다. 키움증권은 영어로 노출한 문장에서 일부 단어를 이미지 광고의 의무표시사항 생략 가능 규정을 근거로 제외했다고 하고 있으나 협회는 사실상 누락으로 보고 주의를 줬다.

■ 뉴욕 명소에서 눈길 끄는 자기소개...미국인 해석도 묘한 차이  

12일 금융투자협회(이하 협회)·키움증권에 따르면, 협회 약관광고심사팀과 키움증권 준법감시인은 키움증권의 최근 해외광고 사안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았다. 

이 해외광고는 키움증권이 지난달 29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 있는 나스닥 타워 전광판에서 송출한 것이다. 관련 사진은 키움증권이 지난 1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온라인 매체 공간 곳곳으로 전파됐다.  

논란의 여지는 최상급 표현을 포함한 영어 문구에서 내용의 기준이 되는 핵심문구가 사라진 것 등에서 비롯한다. 당시 키움증권은 'NO.1 EQUITY BROKER FOR 16 YEARS IN KOREA'라고 노출했다. 구글 번역은 이를 '한국에서 16 년 동안 주식 중개인 1위'라고 한다. 

언뜻 보면 키움증권의 국내 광고 문구에서 흔히 목격할 수 있는 최상급 표현이지만, 동일 문장은 아니다. 시장 점유율(market share)을 의미하는 단어는 제거된 상태다. 실제로 키움증권은 작년 회계연도까지 한국거래소 기준 16년 연속 국내주식 시장 점유율 1위가 맞지만, 시장·업계의 평가를 의미하는 시가총액이나 자기자본 규모는 1위가 아니다.  

(자료=구글)
(자료=구글)

해당 영문카피에 대한 의미를 묻는 질문에 현재 국내에 거주하는 미국 시민 신 모 씨(30)는 "16년 동안 한국 최고의 자본/자산 중개인이라는 뜻인 듯 싶다"고 답했다. 

또, 미국 뉴욕시에 거주하는 미국인 케이트 샌포드 씨(54)는 "an equity broker는 주식만 관련이 있고, a securities는 주식, 채권 및 기타 금융상품도 취급한다고 알고 있다"며 "내게 이것은 한국에서 16년 동안 1위 주식 브로커라고 주장(claim)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한국 주식만 판다는 의미는 아니다. 전 세계 상품을 사고 팔지만 한국에 근거지를 두고 있다고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 누락이냐 생략이냐...협회·키움증권도 '시각 차'

다만 키움증권은 해당 광고로 현지에서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 커뮤니케이션팀 관계자는 "이게 현지에서 크게 홍보 효과가 있을거라고는..."이라며 "국내 투자자한테 이런 광고도 했다 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해당 광고 사안에 대한 협회와 키움증권의 시각 차가 확인되면서 향후 같은 유형의 해외광고 및 국내 홍보활동을 통해 국내외 불특정 다수가 동일한 표현을 계속 보게 되는 건지 등에 대한 의문점을 남기고 있다. 

협회 심사팀 관계자는 "통상 이미지성 광고는 자사준법(내부 심사)으로 진행 가능하다. 사실이 아니면 허위·과장 광고가 되겠지만 키움의 경우 사실인데 표시(기준, 출처) 누락에 해당되는 것으로 이 정도 위반을 어떻게 할 것이냐가 실은 애매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맥락상 당연하다고 보고 뺐는지 여부는 알 수 없으나, 그 부분은 키움 준법에게 당연히 포함돼야 했다고 안내했다. 이후에 그런 류의 광고가 나간다고 하면 신경 쓸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반면, 키움증권은 이미지 광고의 경우 의무표시사항의 생략이 가능하다는 협회 규정을 준수했기에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키움증권의 같은 관계자는 "사전에 이미지 광고는 의무표시사항이 생략이 가능하다는 걸 협회에 확인 받았고, 국내에서 나가는 게 아니고 해외에서 나간 것이기 때문에 나스닥 광고 규정에 따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맥락상 당연하기 때문에 뺀 것은 아니고, 들어가는 글자 수 제한도 있지 않나. 그런 상황에서 이미지 광고는 의무표시사항을 생략이 가능한 부분이 규정이나 이런 부분에 다 있다. 그래서 생략이 가능한 부분을 제외해서 진행한 것이고 이건 전혀 문제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키움증권 2020년 영상 광고 자료화면. (자료=유튜브 키움증권 채널K)
키움증권 2020년 영상 광고 자료화면. (자료=유튜브 키움증권 채널K)

■ 키움증권만 '2개국어' 홍보 열정...내외부 평가는? 

국내 증권사들의 나스닥 타워 전광판 광고 관련 보도는 최근 들어 줄줄 쏟아진 바 있다. 광고 게재 후 증권사들이 관련 보도자료 및 사진을 국내의 다수 뉴스 채널로 배포하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나스닥거래소와 미국주식 실시간 시세 계약을 체결하는 조건에 해당 전광판에서 24시간 동안 자사 광고물을 1회 투여할 수 있는 옵션이 서비스로 붙는다. 때문에 관련 광고가 잇따라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이 지난해 10월29일 스타트를 끊었고, 올해 들어 삼성증권이 2월4일, KB증권이 키움증권 바로 다음 날인 지난달 30일 각각 같은 곳에서 광고를 게재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당시 보도사진은 배포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에서 한국어와 영어를 혼용한 곳은 키움증권이 현재까지 유일하다. 2개국어를 사용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키움증권 관계자는 "아예 광고 효과를 배제한 것도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광고 효과를 크게 노리고 한 것도 아니다"고 답했다.

삼성증권(왼쪽)과 KB증권이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퀘어에 있는 나스닥 타워 전광판에서 지난 2월4일(이하 현지시간), 지난달 30일 각각 진행했던 광고. (사진=삼성증권·KB증권)
삼성증권(왼쪽)과 KB증권이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퀘어에 있는 나스닥 타워 전광판에서 지난 2월4일(이하 현지시간), 지난달 30일 각각 진행했던 광고. (사진=삼성증권·KB증권)

업계에서는 마케팅 의도의 차이를 지적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들의 나스닥 타워 광고는 현지인에 어필한다는 느낌은 크지 않지만 주목하게 하는 측면은 꽤 크다고 본다"며 "영어나 한국어를 썼냐보다는 메시지가 회사별 마케팅 의도에 따라 차이가 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인식 여부가 관건이라는 견해도 있었다. 황장선 중앙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그 표현을 소비자들이 어떻게 인식하느냐가 중요하다. 1등(NO.1)이 꼭 시장점유율만을 의미하는지가 중요할 듯"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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