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묘책 부재' 현대건설, 4년새 영업익 반토막 어닝쇼크
'코로나19 묘책 부재' 현대건설, 4년새 영업익 반토막 어닝쇼크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1.01.25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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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입주를 시작한 현대건설 ‘디에이치 포레센트’ 모습. (사진=현대건설)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현대건설이 지난해 영업이익이 5000억원대에 머물면서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지난 2016년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한때 건설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리는 등 업계 맏형 역할을 해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피하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코로나19와 이에 따른 해외 공기 지연 등으로 선반영 비용이 늘어나면서 지난 10년 가운데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셈이다. 다만 향후 발생할 비용을 미리 반영한 만큼, 올해는 코로나 이슈로 인한 리스크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 2020 영업익 5490억에 그쳐…신규 수주는 27조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2020년 한 해 동안 연결 기준 누적 매출액 16조9709억원, 영업이익 549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1.8%, 36.1% 줄어든 수준이다. 영업이익률은 3.23%를 나타냈다.

4분기 영업이익은 8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조3254억원으로 지난 2019년 4분기보다 6.6% 줄었다.

2020년 매출은 국내 주택 실적과 현대케미칼 HPC Project Package-1현장 등 국내 플랜트 공정 본격화로 전년(17조2788억원) 보다 소폭 감소한 16조9709억원을 기록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4분기 당기순손실은 1221억원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이로 인해 2020년 한 해 당기순이익은 2227억원에 그쳤다.

유동비율은 전년 말보다 13.3%포인트 개선된 207.8%,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5.1%포인트 개선된 104%를 기록했다.

누적 신규 수주는 27조159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 2020년 초 설정한 목표치 25조1000억원을 초과 달성한 모습이다. 지난해 현대건설은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고도화 설비 공사 ▲파나마 메트로 3호선 공사 ▲홍콩 유나이티드 크리스천 병원 공사 등 해외 공사와 ▲한남 3구역 재개발 공사 ▲고덕 강일 공동주택 지구 ▲대전북연결선 제2공구 사업 등 국내 공사를 수주해 실적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 관계자는 “올해 수주 목표는 25조4000억원”이라며 “풍부한 해외 공사 수행 경험과 기술 노하우로 해양항만, 가스플랜트, 복합개발, 송·변전 등 기술적으로, 지역별 경쟁력 우위인 공종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10년 사이 최저 성적표…“코로나19 비용 선반영한 결과”

현대건설은 지난 10년간 꾸준히 성장해 왔다. 2011년 영업이익 7540억원을 시작으로 2012년 7604억원, 2013년 7929억원, 2014년 9589억원, 2015년 9866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2016년 1조527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건설업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린 기간은 길지 않았다. 2017년 1조119억원을 기록한 영업이익은 2018년 8400억원, 2019년 8821억원으로 8000억원대로 줄어들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지난해에는 5000억원대로 주저앉았다.

현대건설은 이와 관련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셧다운과 발주처 요청에 따른 공정 지연이 발생하면서 예상되는 직·간접 비용을 원가율 상승을 통해 선반영했다”며 “이번 분기에 일회성 비용을 반영한 사업은 두바이 500억원, 카타르 루사일 200억원, 쿠웨이트 LNG터미널 200억원 등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는 모든 현장이 정상화된 상태로 발주처와 협상 진행 여부에 따라 보상비용 수령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미리 비용을 선반영했기 때문에 올해는 코로나 이슈로 인한 원가 상승 요인은 없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지난 2분기와 3분기에도 현대건설은 각각 700억원, 600억원을 비용에 반영한 바 있다. 올해 총 2200여억원의 비용이 발생한 셈이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 1조 클럽 재입성은 물론, 시공능력평가 1위 탈환도 안갯속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2014년, 5년 연속 유지하던 시평 1위 자리를 삼성물산에 내줬다. 한때 격차를 2조9000억원(2017년)까지 줄이는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해 다시 8조4508억원으로 차이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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