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헌납은 '꼼수'였나... 제주항공-이스타항공 M&A 가시밭길
지분헌납은 '꼼수'였나... 제주항공-이스타항공 M&A 가시밭길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0.07.01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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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M&A 작업이 난항을 겪고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이스타항공의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분 헌납'을 밝혔지만 제주항공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게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지분 헌납'은 꼼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이상직 의원의 '지분 헌납' 발표에 따른 후속 조치 논의를 놓고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의 입장차는 여전하다.

이스타항공 대주주인 이 의원의 지분에 대한 구체적인 헌납 방법이나 방식 등이 정해지지 않았고 지분 헌납으로 계약 주체를 이스타홀딩스에서 이스타항공으로 변경해야 하는 문제가 있지만 이스타항공은 이 모든 것을 '협상'으로 이뤄낼 수 있다며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버티고 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협상 의지만 있다면 주식으로 하든 돈으로 하든 뭐가 문제냐"며 "이를 문제 삼는 것은 '발목잡기'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지분 헌납'이 사실상 꼼수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스타항공은 이 의원이 반납하겠다고 밝힌 지분 38.6%가 410억원어치에 해당한다는 점을 들면서 인수 절차가 조속히 마무리 되길 바라고 있다. 그러나 이는 체불임금 문제와는 무관하다는 게 제주항공의 입장이다. 또 지분의 가치는 410억원에 달하지만 여기서 전환사채(CB) 200억원, 세금 70억원, 부실채권 정리 비용 110억원을 제외하면 실제 남는 금액은 30억원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주항공은 난감한 상태다. 이스타항공 측이 사전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사실상 계약 변경'과 같은 내용을 발표한데다 기자회견만으로는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우리에게 공문을 보내거나 공식적으로 요청해온 바가 전혀 없다"며 "공문이 오면 법무법인과 상의해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이스타항공 측은 "만나자고 (제주항공에) 연락해도 서면으로 달라고 하는데 우리가 서면에 담을 수 있는 내용은 후속 방법과 방식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으니 하루라도 빨리 보자는 것 밖에 없다"며 "작년 9월부터 줄곧 만나서 협상을 해왔는데 이제 와서 무슨 공문 타령이냐"고 반박했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도 당초 강하게 입장을 표명하려 했으나, M&A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해 '톤다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지난 30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가 이 의원과 딸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를 업무상 횡령과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협상에 난항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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