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바 CF로 본 `세계의 지독한 악녀`
돼지바 CF로 본 `세계의 지독한 악녀`
  • 북데일리
  • 승인 2006.04.06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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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아야 돼요, 막아야 돼요, 넘어집니다. 예, 주심 달려갑니다. 어디서 많이 본 주심이 나옵니다. 아, 꺼냈어요. 꺼냈어. 돼지바가 나왔습니다"

2002년 월드컵 한국과 이탈리아 전에서 모레노 심판을 패러디한 CF가 전국을 웃음바다로 만들고 있다. 광고는 이탈리아 선수가 한국문전을 공격하다가 넘어지자 주심이 무심한 표정으로 이탈리아 선수의 파울을 선언하는데 손에는 바로 돼지바가 들려있다. 이어서,

"아, 선수들 보세요. 이건 먹겠다는 강력한 의지 아닙니까? 감독도 지금 먹고 싶어서 난리를 치고 있는 것이죠. 네, 감독만 없어요. 먹고 싶으면 나가서 사먹으라는 얘기죠"

감독은 벤치에서 방방 뜨고 선수들은 심판을 두들겨 팰 듯 달려들 때 나오는 멘트다. 부와 복을 상징하는 돼지 빠는 소리가 올 여름 거리에 넘칠 듯한 예감이다.

한편으로는 엽기적인 사건도 있었다. 중국 간쑤성에서 어린이로 보이는 삶은 시신이 발견돼 충격을 주었다. 고대 중국에서 인육을 제물로 바치거나 기근에 시달리다 못해 사람고기를 먹었다는 설이 있지만 문명 이후로는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 사람을 돼지 취급해도 서러운데 수육처럼 삶다니 정말 돼지 만 못한 게 사람이다.

실제로 사람을 돼지처럼 만들어 놓고 고통 받는 모습을 즐겼던 역사가 있다. 중국 한나라 고조인 유방이 죽자, 여태후는 고조가 아끼던 여인인 척희를 골방에 감금했다. 그런 다음 척희의 아들 여의를 독살하고 척희의 손발을 자르고, 눈알을 뽑고, 귀를 태우고, 벙어리가 되는 약을 먹인 뒤 측간에 처넣었다. 즉 ‘사람 돼지’를 만든 것이다.

기류 마시오가 쓴 <악녀대전>(반디.2006)에는 역사 속 악녀로 단죄 받은 여성 69(상징적 숫자?)명의 이야기를 묶은 책이다. 돼지인간을 만든 여태후를 비롯, 희대의 여성스파이 마타하리, 음란부인 메살리나 등을 통해 최고의 위치에서 생존해야 했기에 말 못할 숨겨진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악녀들의 주 메뉴는 스캔들이었다. 책 부록인 <서양 성생활사>에는 정조대 열쇠를 복사하여 남편을 속이는 여자들, 남자의 성 불능도 죄가 되어 재판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흥미를 더하게 한다. 여자에게는 열쇠불법복사죄가, 남자에게는 직무유기죄가 적용되려나. 저자가 두 명의 여성이 공동으로 만든 펜네임이라는 사실 또한 놀랍다.

[북데일리 서문봉 기자] munbong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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