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인슈어테크의 중심 ‘헬스케어 서비스’... 선점 위한 치열한 경쟁 예고
4차 산업혁명 시대, 보험업계의 화두는 ‘인슈어테크’다. 급변하는 보험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혁신의 돌파구인 국내외 인슈어테크 현재를 짚어보고 미래를 조망해본다. -편집자 주
[화이트페이퍼=박재찬 기자] 금융당국의 규제완화와 대형 플랫폼의 보험업 진출은 그동안 더딘 성장세를 보이던 인슈어테크에 활기를 넣고 있다.
최근 카카오페이, 네이버, 토스 등의 대형 플랫폼들이 보험업 진출을 선언하고 있다. 이들의 보험업 진출과 함께 인슈어테크는 손보사 상품들을 중심으로 치열한 경쟁이 펼쳐치며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이고, 생보사 인슈어테크는 헬스케어 서비스 선점에 성패가 좌우될 전망이다.
■ 금융당국, 인슈어테크 성장에 물꼬텄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금융규제 샌드박스 제도 도입을 핵심으로 한 금융혁신지원특별법을 시행했다. 특별법 시행으로 혁신성이 인정되는 금융사나 핀테크 기업의 서비스에 대해 일정기간 동안 기존 규제를 면제하거나 유예하는 금융규제 샌드박스가 추진되면서 인슈어테크 성장의 물꼬를 텄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또 지난달 2일 금융위원회는 ‘소비자 건강증진형 보험상품‧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이 발표안에는 보험사가 고객에게 건강관리기기를 직접 제공할 수 있도록 기존의 제약을 푼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그동안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특별이익의 상한 3만원의 제한돼 건강관리기기를 직접 제공할 수 없었다.
같은 달 ‘인슈어테크:보험의 현재와 미래’ 세미나에 참석한 최종구 금융위위원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어려운 환경에 직면한 보험산업에 인슈어테크는 돌파구가 될 것”이라며 “보험업계가 혁신적인 도입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되, 보험의 의미가 퇴색되지 않고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인슈어테크로 우려되는 부작용을 고민할 때 정책당국은 추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환경을 조성겠다”고 밝히며 인슈어테크 지원에 직접 힘을 실었다.
■ 금융당국 규제완화에 인슈어테크 성장의 새로운 발판 마련
보험사와 인슈어테크 업체들은 그동안 핀테크, 플랫폼 업체들과 비교해 더딘 성장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최근 금융당국의 규제완화는 보험산업과 인슈어테크 성장의 새로운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보험사는 금융위의 규제완화로 고객의 건강관리를 위해 웨어러블기기를 제공할 수 있게된 것에 대해 크게 환영하고 있다. 보험업법에서 절대적으로 막고 있던 보험고객에게 3만원 또는 10%의 이익제공의 규제를 완화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소비자 건강증진형 보험상품‧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지원방안을 통한 규제완화는 웨어러블을 고객에게 제동하는 것 자제보다 고객에게 선의로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길이 생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대형 생보사 관계자는 “그동안 보험사, 핀테크업체들이 인슈어테크를 테스트, 도입하는데 규제적인 측면에서 어려움이 많았다”며 “이번 금융 샌드박스 추진으로 본격적인 인슈어테크 성장에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슈어테크 규제의 핵심 고객 의료정보 데이터 관련 이슈는 여전히 해결되고 있지 않지만, 최근 금융당국의 규제완화로 보험사는 비즈니스 과정에서 더 많은 고객리워드와 관리가 가능해 졌다”고 말했다.
■ 인슈어테크, 대형 플랫폼에서 손보상품으로 약진할 것
금융당국의 규제완화와 함께 보험업계의 큰 이슈 중 하나는 카카오페이, 네이버, 토스 등 대형 플랫폼들이 보험업 진출이다.
대형 플랫폼의 보험업 진출로 인슈어테크 시장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동안 보험산업은 상품을 만드는 보험사가 절대적인 기득권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많은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대형 플랫폼의 보험업 진출하면서 보험사와 활발한 협업도 있겠지만 동시에 기득권을 둔 치열한 눈치싸움도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
인슈어테크업계 관계자는 “아직 시장이 미미한 보험업계 온라인 시장은 대형 플랫폼들의 합류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다”라며 “보험사도 많은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대형 플랫폼을 상대로 기존의 기득권만 주장하기는 어려운 상황에서 인슈어테크 선점을 위한 치열한 완력 싸움이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슈어테크는 손보사들을 중심으로 더딘 성장을 이어왔다. 당분간도 이 기조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 여행자보험, 자동차보험, 애완동물보험 등이 인슈어테크 성장과 함께 크게 성장했다. 이 상품들은 보장기간이 짧고 보험료와 보장금액도 작다. 그만큼 보험사의 상품개발 리스크가 낮고, 고객의 재가입도 많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1년에 한번 재가입을 해야하며, 여행자보험은 여행갈 때마다 재가입이 필요한 상품이다.
하지만 생보사 상품들은 보장기간이 길고, 보험료와 보장금액도 크다. 그만큼 보험사의 상품개발 리스크도 크고, 고객의 재가입도 작다. 플랫폼이 영향력을 발휘하려면 이용고객의 재방문률 횟수가 중요한데 생보상품들은 한번 가입하면 플랫폼 재방문률이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런 이유에서 생보사들은 헬스케어 서비스 확대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기존의 생보상품과 달리 헬스케어 서비스는 가입과 동시에 꾸준한 관리와 서비스를 통해 고객과 접점을 계속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인슈어테크는 손보사의 발전을 기반으로 생보사도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생보사 인슈어테크는 보험 선진국인 미국이나 일본, 독일에도 별다른 사례가 없을 정도로 전무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형 생보사 관계자는 “생보사 인슈어테크의 성장은 헬스케어 서비스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라며 “헬스케어를 통해 얻은 고객정보는 상품개발, 언더라이팅, 보험요율, 판매채널까지 보험사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있고, 이 분야를 먼저 선점하는 보험사가 인슈어테크에서도 한발 앞설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