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선 버리고 한쪽선 굶고
한쪽선 버리고 한쪽선 굶고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2.08.31 1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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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지 않아서, 상처가 나서 쓰레기로

[북데일리]<왜 음식물의 절반이 버려지는데 누군가는 굶어 죽는가>(2012. 에코리브르)는 음식물 쓰레기 실태 보고서라 할 수 있다. 우리가 버리는 음식으로 인해 누군가는 고통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책이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버려지는 음식물의 상태다.

책에서 말하는 버려지는 음식물은, 그러니까 먹을 수 있는 음식물이라는 것이다. 슈퍼마켓이나 식당, 병원이나 학교 급식 중 얼마나 많은 음식이 버려지는지 상상해 본 적이 없다. 유통기한이 다 되었다는 이유로, 소비자가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신선하지 않아서, 모양이 예쁘지 않아서, 약간의 상처가 난 과일이 상자 째 버려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저자는 적극적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줄여야 는 이유를 설명한다. 독일을 시작으로 유럽 여러 나라의 실태를 조사하고 정부와 기업들이 어떻게 참여해야 하는지 말한다. 직접 음식물 쓰레기통을 뒤지고 슈퍼마켓의 직원을 만나고 농부를 만나고 간절하게 음식을 원하는 이들을 인터뷰한다. 그들이 얼마나 많은 곳을 취재하고 조사를 했는지 책은 도표와 그림을 통해 보여준다. 일반 소비자인 내게 그들이 제시한 통계 보다는 정치행동주의자와 쓰레기 연구자가 쓰레기통에서 찾은 음식 사진이 더 강렬하다.

‘사람들은 껍질을 벗기고, 요리를 하고 식탁을 차려야 하는 제품들에 짜증을 낼 때가 많다고 한다. 그러다가 해당 식물들을 모두 버림으로써 일종의 해방감을 느낀다. 우리는 다른데서 필요할지도 모르는 식품을 버리는 행위가 옳지 않다는 점을 알지만, 그 많은 식품을 어찌 제어할 도리가 없는 것이다.’ p. 126

유통기한이 지나면 모두 버려야 한다고 믿었던 내 생각, 매장마다 수북하게 쌓아 놓은 물건들 속에서 하나의 물건을 구매하면서 이상한 만족감을 느꼈던 마음이 얼마나 어리석은 소비자의 행동이었는지 알게 되었다. 더 깨끗하고 더 편한 재료를 찾는 일이 더 많은 쓰레기를 만들고, 더 높은 가격을 책정하는데 일조한다는 사실은 정말 부끄러웠다.

‘우리는 식사 태도와 버리는 기질로 기후변화를 촉진한다. 모든 소비자는 영양을 섭취하는 전체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종자를 재배할 때부터 시작해서 파종하고, 비료를 주며, 수확물에 식물 보호 약제를 뿌리고, 사료를 주며, 냉동하고, 운반하며, 저장하고, 슈퍼마켓에 물건을 선보이며, 쓰레기를 처분할 때까지 말이다.’ p. 163

우리가가 해야 할 일은 제대로 된 소비가 얼마나 중요한지 아이들에게 교육시키고 남은 음식물을 에너지로 소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모든 소비자가 가장 먼저 시작해야 할 일은 음식을 존중하는 일에서 시작으로 일상생활에서 규모 있는 장보기 (계획적으로 구입, 유통기한을 체크, 적절한 양만 구입, 비축한 양을 잘 보관, 나머지는 활용)를 실천하고 지역 사회의 농산물을 소비하는 일, 남은 음식을 꼭 필요한 이들에게 나누는 일이다. 이 책을 통해 당신의 냉장고를 점검해도 좋을 것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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