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잡을 수 없는 시간을 살 수 있다면?
붙잡을 수 없는 시간을 살 수 있다면?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2.07.13 1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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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소설

[북데일리] <시간을 파는 상점>(2012. 자음과모음)은 제 1회 자음과 모음 청소년 문학상 수상작으로 잡을 수 없는 존재, 시간을 흥미롭게 다룬 책이다.

평범한 여고생인 온조는 소방대원이었던 아빠가 돌아가시고 엄마와 사는 씩씩하고 당찬 소녀다. 엄마를 도우려고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학생 신분에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았다. 그러다 생각한 게 바로 <시간을 파는 상점>이다. 의뢰인의 시간을 대신해서 처리해주는 일이다. 온조는 이제부터 시간을 관장하는 ‘크로노스’다.

온라인 카페를 개설 후 훔친 물건을 제자리에 돌려놓는 일을 의뢰 받는다. 얼마 전 학교에서 일어난 도난 사고다. 온조는 울며 겨자 먹기로 일을 진행하면서 의뢰자 ‘네곁에’를 찾아 나선다. 도난당한 물건이 돌아오자 학교는 술렁인다. 이번엔 다른 의뢰인 ‘강토’을 대신 해 할아버지와 밥을 함께 먹는 일이다. 장소와 시간만 알려줄 뿐 다른 것 아무 것도 없다.

할아버지에게 안타까운 사연을 듣는다. 혼자만의 여행을 떠난 사이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것이다. 외국에 사는 아들에게 연락했지만 바쁘다는 이유로 할머니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온조는 시간은 만들 수 없다는 것,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다.

책은 시간을 파는 상점의 주인인 크로노스와 평범한 고교생인 온조의 일상을 통해 온라인이라는 공간에서 솔직한 더 자유롭게 솔직한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심각한 학교 폭력과 왕따 뿐 아니라 학교에서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비롯하여 아이들의 고민을 들려준다. 그 시간을 견딜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곁에 있는 선생님과 친구, 가족이라는 걸 알려준다.

‘시간은 ‘지금’을 어디로 데려갈지 모른다. 분명한 것은 지금의 이 순간을 또 다른 어딘가로 안내해준다는 것이다. 스스로가 시간을 놓지 않는다면.’ p. 219

청소년의 마음을 잘 보여주는 소설이다. 문자나 온라인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소통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정확하게 그려 담았다. 더불어 그 시간들이 앞으로 시간들을 위해 얼마나 중요한 시간인지 말한다. 공평하게 주어진 시간이지만 내게 속한 시간을 사랑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그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게 감사한 일이라는 것을 말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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