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데일리] [책속의 명문&필사]은 매일 하는 글쓰기 연습 프로그램입니다. 오늘 필사할 글은 정민 교수의 <한밤중에 잠깨어>(문학동네. 2012)입니다. 다산 선생의 글을 저자가 풀이했습니다. 유배의 고통, 이산의 고뇌를 담은 명문장이 눈에 띕니다. 책 속의 정민 교수 글은 대부분 단문입니다. 베껴쓰기에 좋은 간결한 글입니다. 글쓰기에 도움 되세요!
<398>복어
복어 먹는 사람을 그대 보았나
맛과 독을 통째로 배 속에 넣네.
그 맛 아예 즐기지 않았더라면
그 독을 토해냄도 없었을 텐데.
君看食魚者 味毒俱入腹
旣不亨其味 亦不吐其毒
복어는 톡 쏘는 독 맛이다. 독이 나쁜 줄 알지만 그 맛을 못 잊어 먹다가 죽는다. 독은 맛있다. 맛의 대가는 죽음이다. 중독이 되면 약이 없다. 독에 맛들이면 저 죽을 줄 모르고 독에 탐닉한다. 사람이 악을 행하는 것도 같다. 남을 짓밟고 그 위에 군림하는 맛이 기막히다. 몸에 복어 독이 쌓이듯, 교만과 파멸의 그림자가 쌓여간다. 한 번 더 조금 더 하다가 제 풀에 꺾여 자멸한다. 아예 그 맛을 몰랐으면 좋았을 것을. 결국 제 목숨이 위태로워져서야 그 독을 토해내려 하지만, 독은 이미 몸에 다 퍼졌다. 한 발 늦었다. -네이버 카페 <글쓰기훈련소> 매니저 황금지우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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