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남녀 '사랑과 욕망의 줄타기'
세 남녀 '사랑과 욕망의 줄타기'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2.06.04 0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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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그리고 결핍과 욕망 솔직한 묘사

[북데일리] 소유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욕망은 언제나 크다. 어리석게도 우리는 절망에 빠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욕망을 키운다. 그것이 사랑이라면 더욱 그렇다. 모든 걸 감수하고 사랑만 쫓는 건 과연 행복할까. <인생을 짧고 욕망은 끝이 없다>(민음사. 2011)은 사랑과 욕망 사이를 오가는 세 남녀의 이야기다. 한 여자와 두 남자의 사랑 이야기라 해도 좋다.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의 노라와 그녀를 사랑하는 두 남자.

사랑은 곧 욕망을 채우는 것이라 믿는 남자 루이는 유부남으로 노라와 이중생활을 즐긴다. 파리에서 번역을 하는 그에게 아내는 든든한 경제적인 지원자이자 안정된 동반자일 뿐 사랑은 아니다. 노라만이 그에겐 사랑이다. 그런 노라가 연락을 끊은 지 2년 만에 돌아오자 그녀를 향한 욕망은 점점 더 커져만 간다. 늘어나는 거짓말과 일을 하지 않아 재정은 엉망이지만 그는 상관없다. 노라와 아내 둘 중 어느 누구도 버릴 수 없었던 루이는 결국 아내에게 버림받는다.

런던에서 증권중개인으로 일하는 머피는 갑자기 떠난 노라를 이해하려 한다. 그녀의 부재로 심각한 상실감에 빠지지만 루이와 다르게 직장에 나가고 일을 하며 일상을 이어 나간다. 그는 노라가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을 다 해주고 싶다. 곁에 두고 싶지만 그녀가 원하는 대로 살도록 도와준다.

머피와 루이의 사이를 오가는 노라는 두 남자를 사랑한다. 루이의 뜨거운 열정을 사랑하고, 모든 걸 내어주지만 자신을 탐하지 않는 머피의 순수함을 사랑한다. 해서 런던의 머피와 파리의 루이를 오간다. 노라에게 사랑과 욕망의 방식은 그런 것이다. 머피와 루이는 그런 그녀를 사랑했을 뿐, 마음을 온전히 갖은 적이 없었고 그녀를 소유한 적도 없었던 것이다. 하여 루이는 끝없이 노라를 원했고, 머피는 그녀를 이해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때문에 그 어떤 사랑도 완전하게 이뤄질 수 없었던 것이다. 그건 서로를 향한 마음이 같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들의 욕망이 달랐기 때문이다. 이처럼 원하는 만큼의 사랑과 욕망을 충족시키기에 우리 인생은 짧은 것이다.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세 남녀의 마음을 솔직하게 묘사한다. 서로를 향한 욕망을 숨기지 않고 드러낸다. 불안하고 초조한 감정의 떨림을 놓치지 않고 보여준다. 그들의 격렬한 몸짓에 함께 욕망하며 안타까운 상황에 함께 아파한다. 어쩌면 통속적인 소재라 할 수 있지만, 우리 생의 어디서든 존재하는 사랑과 욕망의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더 현실적이며 아름답다.

책의 세 남녀에게 사랑은 무엇이었을까. 그들에게 사랑은 그저 욕망을 채우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었었을까.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결핍의 대상이었을까? 아니, 우리 생에 사랑은 무엇이며 욕망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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