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햇살처럼 싱그러웠던 시흥시 '북 콘서트'
5월 햇살처럼 싱그러웠던 시흥시 '북 콘서트'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2.05.24 12: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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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인선 작가와 북밴, 시흥 시민이 함께한 야외무대

 

[북데일리] 지난 19일 시흥시 정왕4동 주민센터 주최로 함현공원내 특설무대에서 ‘뜨락콘서트’가 열렸다. 함현공원을 중심으로 양쪽에 주민센터와 함현공원 작은 도서관이 자리해 있다. 도심 속 작은 쉼터로 주민들의 여유로운 문화공간으로 함께한다. 이날 야외공원은 5월의 햇살처럼 싱그러웠다. 아이들은 동화작가를 만나는 즐거움에, 엄마들은 동화를 노래로 부르는 북밴 공연에 신기해 했다.

이날 주제 도서는 채인선 작가의 <도서관 아이>와 <아름다운 가치사전>이었다. 채인선 작가는 1996년 창작과비평사에서 주관한 공모에 「전봇대 아저씨」가 당선되면서 작가활동을 시작했다. 그 후 30여 편의 동화를 출판하며 왕성한 활동을 해왔다.

북밴의 오프닝 무대에 이어 작가와의 대화가 시작됐다. 다음은 채 작가와 일문일답.  

질) 등단 이후 정말 많은 책을 쓰셨습니다. 자신의 책이 총 몇 권인지 혹시 기억하고 계신가요?

답) 네, 이런 질문을 예상하고 저도 조사를 했습니다.(웃음) 한 삼십 권정도 될 것 같은데 백 권보다는 칠십 권이 모자란 분량이지요. 앞으로 백 권을 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열심히 쓰도록 해야죠.

질) 선생님의 작품 가운데 두 권의 책을 소개하는데요. 선생님의 작품 세계에서 이 책들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좀 말씀해주세요.

답) 다양한 책을 펴내면서 어떤 책은 작가로서 쓰고, 어떤 책은 편집자로서 쓰고, 어떤 책은 엄마로서 썼습니다. 그중 <도서관 아이와> <아름다운 가치사전>은 엄마의 마음으로 집필했고요. 이 땅에서 자라는 어린아이들이 올바르고 잘 성장하기를 바라는 염원과 아이들에 대한 사랑을 담았습니다.

질) 책<아름다운 가치사전>은 24개의 단어로 꼭지를 이뤄 출간됐습니다. 그 중 꼭 소개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어떤 내용인가요.

답) 24개의 꼭지는 감사로 시작해서 행복으로 끝납니다. 그 가운데 ‘용기’가 어떨까 합니다. 용기가 무엇인지 아이들이 올바르게 이해했으면 좋겠습니다.

작가와의 대화에 이어 배한성 성우의 낭독이 이어졌다.

용기란, 마음속에 도사리고 있는 두려움을 이겨내는 것. 두려움 때문에 해야 할 일을 포기하지 않는 것.(…) 용기란, 아플 때 씩씩하게 병원에 가는 것. 주사 맞을 때 울지 않는 것. 용기란 친구랑 싸우고 나서 내가 먼저 사과하는 것,(…)용기란, 누가 자기를 놀리거나 무시하는 말을 할 때, 자기가 어떤 기분인지 알려주는 것. “그런 말 들으면 누구든지 기분 나쁘고 하가 날거야, 그러니까 이제 그만둬.”(…) (72~74쪽)

배한성 성우의 목소리로 낭독되는 ‘용기’는 해낼 수 있다는 의지가 깃들어져 청자의 마음을 따뜻하게 채웠다. 북밴의 노래 ‘아름다운 가치사전’의 발랄한 리듬으로 야외행사는 싱싱함이 더해졌다.

두 번째 도서 <도서관 아이>로 작가와 좀 더 깊은 대화를 나눴다.

질) 책<도서관 아이>의 내용이 실제로 있었던 내용이라고 들었습니다.

답) 네. 이 이야기는 순천기적의 도서관이 배경입니다. 강연을 하러 갔는데 이 책의 주인공 솔이가 네 발로 기어 다니며 열람실을 돌아다니고 있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한 엄마가 자원봉사를 하러 도서관에 왔다가 도서관의 책들을 보고 “아, 이 책들을 나 혼자만 보기 너무 아깝다.”고 탄식하다가 늦둥이 아기를 갖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아기를 낳아 도서관에 데려와 키우면서 그 아기는 도서관 아기가 된 것이죠.

도서관 아이의 낭독과 작가님의 이야기를 전해 들으며 한 편의 영화 감상을 하는 듯 했다. 게다가 이날 리터팝 (literature-pop)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고 있는 '북밴'이 ‘도서관 아이’를 불러 새로운 감동을 더했다. 행사 참여자들은 이미 솔이와 솔이 엄마를 만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관객들의 이어지는 질문.  

질) 두 아이의 엄마로 언제 어떤 책을 읽어주시는지 궁금합니다.

답) 아이 때는 바쁜 일로, 책을 읽어주지 못했지만, 4~5세 때부터 책을 읽어주었습니다. 어떤 책이든 모유 수유가 가장 아름다운 것처럼 엄마가 읽어주는 책이 가장 좋은 책입니다. 엄마가 함께 하는 동화는 아이들에게 긍정의 영향이 있습니다. 어디서든 엄마가 읽어주고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질) 이후 준비하고 계신 책이 있으신가요.

답) ‘동물에게 배워요’ 시리즈 10권 중 나머지 다섯 권이 올 하반기에 출간 될 예정입니다.

질) 마지막으로 배한성 성우님 북콘서트의 소감을 전해주세요.

답) 네, 아이들은 물에 젖은 시멘트와 같습니다. 엄마의 흔적이 그대로 남죠. 엄마의 흔적은 말린 대로 아이들에게 남습니다. 아이들을 지혜롭게 키우는 방법은 책 속에 있습니다. 책과 가까이 하는 부모의 모습은, 귀중한 유산을 아이들에게 남겨주는 것입니다.

배한성 성우의 답변을 마지막으로 북밴의 마지막 노래 ‘삐삐롱스타킹’에 이어 앵콜 곡 ‘개똥벌레’는 다함께 불렀다. 책과 음악의 어울림은, 작가와 성우의 만남을 통해 보다 더 의미 있고 풍성해졌다. 약 한 시간 반 동안의 행복한 북콘서트가 마무리 됐다. 햇살이 눈부시게 좋았던 날 북밴의 야외공연은 관객들에게 책과의 즐거움을 한층 진하게 선사했다.  

 공연문의 02-323-1905
caillou100@naver.com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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