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따라 골라보는 `만화 전차남`
입맛따라 골라보는 `만화 전차남`
  • 북데일리
  • 승인 2005.12.15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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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일본 출판계 최고 화제작, 나카노 히토리의 <전차남(電車男)>은 인터넷에 올린 저자의 짝사랑 고민에 대한 네티즌들의 조언과 격려 댓글로 완성된 오타쿠족 솔로청년과 미녀의 사랑이야기다.

오타쿠인 순진한 남자가 우연히 전철에서 술주정뱅이로 인해 곤경에 빠진 미모의 아가씨를 구해준다. 그리고 며칠 후, 그녀로부터 에르메스 컵을 사례로 받게되며 시작되는 이 러브스토리는 일본의 인터넷 사이트인 2채널에서 있었던 실화이다.

마치 한국의 <엽기적인 그녀>처럼 실화를 인터넷 소설로 옮긴 셈이다. 다소 차이가 있다면, <전차남>은 단순히 러브 스토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를 응원해준 수많은 네티즌의 댓글로 이루어진 소설이라는 점이다.

저자 나카노 히토리(中野獨人)는 ‘인터넷 게시판에 모인 독신들’이란 뜻을 가진 가공의 이름이자 댓글을 단 네티즌, 불특정다수를 뜻한다.

<전차남>은 소설에 이어, 후지TV에서 방송된 드라마와 2005년 여름 개봉한 영화까지 모두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 인기여세를 몰아붙여 만화책으로까지 출간됐다.

만화 <전차남>은 무려 네가지 종류(서울문화사. 2005). 그것도 <청공>과 <내 집으로 와요>를 그린 하라 히데노리와 <교복을 벗으면>의 와타나베 와타루 까지 <전차남> 만화화에 달려들었다는 것이 더욱 놀랍다. 독자 입장에선 입맛따라 <전차남> 만화를 골라읽을 수 있는 재미가 쏠쏠하니 대만족.

하라 히데노리의 <전차남>은 작가 명성에 걸맞게 러프한 그림체로 두 주인공인 전차남과 에르메스양의 러브스토리에 몰두한다. 소설의 원문을 거의 그대로 살려내서 만화로 읽기엔 다소 힘겹지만,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작가의 집중력이 돋보여 지루하지 않다는 것이 장점.

반면 와타나베 와타루(Watanabe Wataru)의 <전차남>은 아기자기한 맛이 돋보인다. 동글동글한 캐릭터는 보기에도 귀엽다는 탄성이 나오고, 열혈 오타쿠인 전차남의 심리와 묘사에 힘을 기울여 색다른 맛을 준다. 여기에 아기자기한 이모티콘 캐릭터로 재탄생된 인터넷 리플들의 열혈 대화는 소설의 묘미를 제대로 살려낸 듯한 느낌을 준다.

그 외에 이야기에 중점을 둔 다이스케 도우케(Daisuke Douke)의 <전차남>과 순정만화의 향취를 그대로 간직한 오차 마치코(Ocha Machiko)의 <전차남>까지, 모두 네 가지의 <전차남>이 현재 국내에 출간되어 있다.

어른스러운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면, 하라 히데노리의 <전차남>을, 순정만화풍의 아기자기한 연애물을 보고 싶다면 오차 마치코의 <전차남>을, 열혈 오타쿠의 순진한 사랑이야기를 읽고 싶다면, 와타나베 와타루의 <전차남>을 각각 권하는 바다.

(그림 = 좌측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1. 나카노 히토리의 <전차남> 소설 2. 하라 히데노리의 <전차남> 3. 오차 마치코의 <전차남> 4. 와타나베 와타루의 <전차남>

[북데일리 원호성 객원기자] cinex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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