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막힌 반전` 손바닥보다 짧은 소설
`기막힌 반전` 손바닥보다 짧은 소설
  • 북데일리
  • 승인 2005.12.13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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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조금 무서웠다. 왜 개가 이렇게 자주 꿈속에 나오는지... 이유를 알 수 없었고, 너무나 이상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녀는 그 개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무엇을 찾고 있는지는 모르지만...그 감정은 꿈이 깨고 나서도 기억에 남았다... 세월이 흘러 그녀는 사랑을 하고 결혼을 했다. 동시에 그 개는 더 이상 꿈에 나타나지 않았다...

어느 날, 남편이 무심코 말했다.

- 이상한 이야기지만, 나 결혼 전에 이상한 꿈을 꾸곤 했어.

- 무슨 꿈인데요?

- 아마 얘기하면 웃을 걸? 내가 개가 되어서 넓은 들판을 뭔가를 찾아 떠도는데 말이지…"(본문 중)

`일본 SF소설의 효시` 호시 신이치(1926~1997)의 작품은 우연히 무심코 펼쳐 본 독자라도 이야기 속으로 빨아들이는 묘한 마력이 있다.

소설집 <기묘한 이야기1>(page. 2005)는 신선하고 독특한 아이디어로 단숨에 써내려 간, 그야말로 ‘짧디 짧은 이야기(short-short story)’ 모음집이다.

호시 신이치는 `무섹스, 무폭력, 무시사`의 소재선정 원칙을 내세워 폭 넓은 독자층을 가진 환상문학의 대가로, 1천여 편이 넘는 그의 작품은 일본에서 초장기 스테디셀러를 기록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호시 신이치가 상상하는 `미래`는?

"…어느 날, 미지의 별에서 외계인이 찾아와 자신들이 만든 제품을 사라고 한다면, 코끼리가 옷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면서 인간들에게 삶의 메시지를 전한다면, 혹은 낯선 별의 외계인이 지구인을 납치한다면 과연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역자 김은경의 말)

`민감한 동물`, `작은 세계`, `어깨 위의 비서` 등 제목부터 기묘한 17편의 짧은 이야기를 가벼운 마음으로 읽다보면 어느새 기막힌 반전의 골짜기와 맞닥뜨리게 된다.

화려한 수식어와 맛깔스런 은유는 없다. 대신 쉬운 문장으로 써내려 간 호시 신이치 식 ‘환상문학’은 지루하지 않은 짤막함을 매력으로 일상생활에 지친 현대인을 기분 좋은 환상의 세계로 안내한다.

"나는 행운의 여신, 그 열쇠는 내가 일부러 떨어뜨린거야... 자, 어떤 행운을 바라지? ...불로장생이나 다시 젊어지는 것이 아니라면 무엇이든 들어줄게."(본문 중)

기막힌 반전의 재미가 가시기 전에 저자는 주인공의 운명을 독자들에게 상상의 몫으로 남긴다.

[북데일리 손영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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