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의 `모순` vs 중국문학 고전의 `모순`
상하이의 `모순` vs 중국문학 고전의 `모순`
  • 북데일리
  • 승인 2005.12.13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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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세계박람회가 열릴 중국 `상하이`는 시장경제를 도입한 사회주의 국가의 상징이다. 20층이 넘는 건물만 3천여개에 달하고 현재 101층짜리 초대형 빌딩인 상하이월드금융센터 건설 공사가 한창이다.

상하이의 스카이라인을 바꿔 놓고 있는 고층빌딩 건설 러시는 세계박람회 유치와 맞물려 홍콩, 일본, 유럽계 펀드 등 외국자본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올 상반기에 60억달러의 외자가 들어오면서 중국 제1의 무역금융도시 상하이는 또 한번 도약의 기회를 맞고 있다.

75년전 상하이의 모습도 외국자본의 유입이라는 점에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중국의 좌파소설가 마오둔(茅盾. 1896~1981)의 장편소설 <자야>는 `1930년 상하이의 밤과 낮, 돈과 사람`을 그린다.

본명이 선더홍인 작가 마오둔의 한자이름을 한글로 읽으면 모순. 소설 <자야> 속에서 마오둔은 자본과 노동의 `모순(矛盾)`, 제국주의와 민족주의의 `모순(矛盾)`을 자신의 이름 그대로 투영시킨다.

상하이를 무대로 민족자본가 오손보와 매판금융자본가 조백도 사이의 흥망성쇠가 펼쳐진다. 오손보는 민족공업을 진흥시키고 중소기업을 통합시켜 대성의 꿈을 키우고, 조백도는 군벌의 혼전과 농촌의 파탄을 틈타 매판자본으로 민족자본을 압박하고 혼전과 농촌의 파산을 틈타 매판자본으로 민족자본을 압박하고 공채와 투기로 시장을 파탄시킨다.

그러나 중국의 민족자본이 노동자, 농민들의 무장투쟁을 지원해 제국주의와 봉건제도의 악조건을 이겨내고 한밤이 지나 새시대의 광명을 맞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작품의 스케일이 몹시 방대하여 중국의 사회적 현실을 폭넓게 반영했다는 평가와 함께 70여 명에 이르는 등장인물들의 캐릭터가 돋보일 뿐만 아니라 구성과 필체 등에서 문학적 가치를 인정받은 <자야>는 중국 문학사의 독보적인 자리를 차지한다.

소설 <자야>를 포함해 38종의 동양 문학 고전을 한자리에 담은 책 <세계의 고전을 읽는다1-동양 문학편>(2005)은 도서출판 휴머니스트가 2006년 창립 5주년을 맞아 시작한 `세계의 고전을 읽는다` 시리즈 첫째권이다.

시리즈 1권 동양 문학편은 기원전 4세기 이전 만들어진 중국의 대표적 신화집인 ‘산해경’부터 금세기 일본의 오에 겐자부로의 ‘만엔 원년의 풋볼’까지, 독특한 내용과 구성으로 각 시대의 사회?문화적 현실을 묘사한 문학작품 38편과 작가를 다뤘다. 고전에 대한 해설과 함께 시대 정신과 문학사적 맥락, 참고문헌들을 소개해 흥미를 북돋운다.

함께 발간된 <세계의 고전을 읽는다2-동양 교양편>은 34편의 고전은 한자의 역사와 의미를 다룬 ‘설문해자’에서 부터 일본 고대의 황실역사서인 ‘일본서기? 중국적 사고의 원형을 보여주는 ‘주역’ 등을 소개하고 있다.

21세기를 맞아 ‘오늘의 눈으로 세계의 고전을 읽자’는 기획의도로 펴내게 된 이번 시리즈는 동양 문학과 교양에 이어 서양의 문학편과 교양편, 그리고 한국의 고전문학편, 근현대문학편, 교양편 등 7권으로 구성된다. 각 분야에서 돋보이는 역량과 필력을 자랑하는 250여명의 지식인과 작가들이 저자로 참여했다.

75년 전과 75년 후의 상하이가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해도 문학고전 <자야>가 관통하는 이야기와 의미는 일맥상통 하듯 이번 시리즈물의 첫 결실은 독자들에게 고전의 가치를 되새겨주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1930년대 중반 상하이와 2005년 상하이, 출처 www.paefi.org.cn) [북데일리 박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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