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니와 다른 새로운 인터넷소설 `김은소`
귀여니와 다른 새로운 인터넷소설 `김은소`
  • 북데일리
  • 승인 2005.12.13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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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터넷작가` 귀여니(20)의 신작 <아웃사이더>가 중국 출판시장에서 큰 인기를 몰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출간 10여일 만에 중국 베스트셀러 소설 부문 1위를 기록한 귀여니는 이미 전작 <늑대의 유혹>과 <그 놈은 멋있었다>로 독자들의 관심을 받은 바 있으며 두터운 팬 층을 확보하고 있다.

드라마, 영화에 이은 출판계 한류열풍의 주자로 귀여니가 떠오르고 있다. 지지하는 팬 층만큼 안티세력도 팽팽한 귀여니 소설이 가진 ‘신파’조의 스토리 전개에 많은 중국의 신세대가 열광하고 있다.

그러나 국어파괴, 비문, 작위적인 스토리전개 등을 이유로 많은 지적을 받아온 귀여니 소설은 <그녀들의 뇌출혈스토리>(눈과마음. 2005)과 같은 ‘알찬’ 인터넷소설에 비하면 여전히 넘어야 할 난관이 산적해 있다.

온라인에서 ‘갱이’라는 닉네임을 쓰는 작가 김은소의 데뷔작 <그녀들의 뇌출혈스토리>는 29세 또래 여성들의 우정과 사랑을 담았다. 작가 자신과 친구들 사이에 일어났던 실제 에피소드들을 바탕으로 ‘재건’해 낸 책은 대부분의 인터넷 소설이 주는 ‘판타지’와 다른 ‘상극’의 지점에서 출발한다.

김은소는 비현실적 캐릭터와 상황전개를 ‘즐기는’ 주류의 인터넷 소설에서 ‘리얼리티’라는 무기를 이용해 과감히 탈출한다.

대한민국 29세 여성이 겪는 실직과 이별, 우정에는 ‘향신료’ 대신 솔직한 대사와 내래이션이 들어있다.

“직장을 다시 알아봐야 할지 아니면 다른 기술이라도 배워야 할지 요즘같이 경기가 안 좋을 때 과연 일자리는 얼마나 있을까? 그래도 다니던 회사는 월급도 넉넉하고 일도 익숙했는데. 그런 자리가 있을 리 없고 막막하기만 했다”(본문 중)

작은 회사에서 쌓은 10년간의 경리경력은 재취업을 위한 거의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희의 복잡한 심정은 (실제로도)29살인 작가 자신 혹은 동년배 여성들에게 보내는 솔직한 독백이다.

10년 동안 지각한번 하지 않고 성실히 일했지만 전문직도, 고학력자도 아닌 희가 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이란 ‘거의’ 없음을 깨닫는 현실은 척박하다.

작가는 희의 실직을 시작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구어체 대사들과 일정한 원칙을 두지 않은 채 등장하고 퇴장하는 인물들의 솔직담백한 독백을 싣는 ‘무형식’은 오히려 소설의 자유로움이다.

‘김밥장사’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희와 결혼과 현실 앞에서 갈팡질팡하는 영주, 팩소주에 빨대를 꽂아 마시는 엽기 학원강사 이지의 알콩달콩한 ‘동거’ 이야기가 주는 묘미가 영화 ‘싱글즈’의 눈물과 재미 못지않다.

[북데일리 김민영 기자] bookworm@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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