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치인가 의무인가'... 금감원, 성과급·고배당 금융사에 경고
'관치인가 의무인가'... 금감원, 성과급·고배당 금융사에 경고
  • 이희수 인턴기자
  • 승인 2018.02.20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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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배당 제한, 금융산업 발전 저해할 수 있어"
▲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시중은행이 연말·연초 대규모 성과급과 배당금을 지급한 가운데 금융당국의 제재 발언이 잇따르면서, 민간 금융사에 대한 ‘관치’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은행권 최고 실적을 기록한 KB국민은행.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이희수 인턴기자]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시중은행이 연말·연초 대규모 성과급과 배당금을 지급한 가운데 금융당국의 제재 발언이 잇따르면서, 민간 금융사에 대한 ‘관치’ 논란이 일고 있다.

당국은 금융업계가 국민의 자금운용을 비롯해 자금시장 거래 중개 등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 또 부실화될 경우 공적자금이 투입된 전례 등을 감안하면 높은 공공성이 요구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금융사는 실적 호조에 따라 투자한 주주들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 지난해 역대급 호실적에 성과급 잔치...지주사 배당도 늘어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역대 최대 순익(2조1750억원)을 기록한 KB국민은행은 직원들에게 기본급의 200%에 해당하는 연말 특별 보로금을 지급했다.

여기에 지난 1월에는 기본급의 100%를 추가 지급해, 직원 1인당 450만~1200만원 가량을 가져갔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실적이 확정된 만큼 추가 성과급 지급 여부도 검토 중에 있다.

국민은행에 이어 지난해 두 번째로 많은 당기순익을 올린 KEB하나은행도 작년 말 직원들에게 기본급의 20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관리자급 이하 직원에겐 현금으로 200만원을 더 줬다.

우리은행도 올해 초 경영성과급을 받았다. 연봉을 1년에 18차례로 나눠 주는 우리은행은 이 봉급의 200%를 성과급으로 받았다.

지난해 우리은행은 전년 대비 23.3% 늘어난 1조399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해 순익은 11.8% 감소했지만 연말 성과급이 지급됐다.

신한은행은 연초 순익 목표를 정하고, 이를 초과하면 초과분의 일정 비율을 직원 성과급으로 나눠준다. 통상 3월에 나오지만, 이번에는 연말에 받았다.

사상 최대 수준 실적에 지주사의 배당도 늘었다.

KB금융은 주당 1920원씩 총 7667억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작년 대비 54% 늘어난 규모다.

하나금융지주도 주당 1250원, 총 3700억원을 배당했다. 배당금은 지난해 3월 배당 때보다 56.3% 증가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와 배당금이 같으며, 우리은행은 아직 배당금을 공개하지 않았다.

당국 "내부 유보금 늘려야" vs 금융사 "배당 줄이면 투자 매력 떨어질 수 있어"

금융감독원이 이번 달 중 금융 지주사 지배구조 검사를 재개하는 가운데, 성과급을 두고 어떤 방향을 제시할지에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현재 금융사 임원의 성과보수에 대해 ‘최소 40%’를 3년 이상 나눠서 지급하도록 제재하고 있다.

금감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기준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연봉은 13억2100만원,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연봉은 10억2400만원이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의 경우 같은 기간 은행장을 지내며 9억8500만원의 급여를 받았다.

금융당국은 최근 은행권 직원들의 성과급 또한 높다는 이유로, 지급 자제를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최흥식 금감원장은 지난해 11월 은행들에 내부 유보 확대를 통한 자본 확충 필요성 또한 강조했다. 은행들이 향후 바젤 자본규제 강화 등에 대비해 돈이 있을 때 흡수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당국이 민간 금융사의 지배구조부터 연봉, 배당까지 문제 삼는 것은 ‘관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에 대한 외국인 지분이 70%에 달한다”며 “그만큼 금융사의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염두에 두고 투자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배당을 제한할 경우 금융사에 대한 투자 매력이 떨어져 산업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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