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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살 집행자-아주 평범했던 그들

가해자의 시선으로 읽는 홀로코스트 유현수 시민기자lhellogana@hanmail.netl승인2010.08.30 19: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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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아주 평범한 사람들>(2010, 책과함께)은 유대인 대학살 집행자였던 나치, 101예비경찰대대 대원들에 대한 사회심리학적 연구 보고서이다. 잔인한 대학살을 다룬 내용과 다소 동떨어져 보이는 책 제목은 이들 대원들이 모두 함부르크에서 온 평범한 가장들이었기 때문에 붙여졌다.

“대원들은 함부르크에서 온 중년의 가장들로서 노동자나 중하류 계층 출신이었다. 그들은 독일 방위군에 복무하기에는 나이가 많아 치안경찰에 배치되었다. 그들 대부분은 독일 점령지에서 아무런 사전 경험도 없었다. 신병으로서 겨우 3주전에 폴란드에 도착했던 것이다.” P25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대학살을 집행했던 아주 평범했던 그들 대부분은 자신들이 하게 될 일이 어떤 일인지 처음엔 실감할 수 없었다.

"유대인을 모두 찾아내 노동 능력이 있는 사람들은 노동수용소로 보내고 나머지 노인, 병자, 여자, 어린이들은 모두 그 자리에서 사살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모두가 당황한 순간, 대장은 대원들에게 의외의 제안을 내놓았다. “이 임무를 감당할 자신이 없는 대원들은 앞으로 나와라” 500명 가운데 단 열두 명이 앞으로 나왔다." P337

그러나 아무런 저항능력이 없었던 여성과 어린아이들의 뇌수로 온 몸이 젖게 되는 상황에 이르자 이곳저곳에서 부작용이 나타났다.

“민간인 사격은 나에게 큰 거부감을 일으켜서 네 번째 희생자는 명중시키지 못했다. (중략) 그러고 나서 나는 숲으로 달려가 구토한 후 나무에 기대앉았다. 근처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숲 쪽으로 크게 외쳤다. 혼자 있고 싶었기 때문이다. 오늘 나는 당시에 완전히 제 정신이 아니었다고 말할 수 있다. 내 생각에는 두세 시간 동안 숲에 혼자 앉아 있었던 것 같다.” P110

학살 피해자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오히려 그들은 학살자였던 나치보다도 차분했다고 한다.

“유대인들은 어떤 운명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지 분명히 알게 되었고, 수많은 사람들의 울부짖는 비명 소리가 중앙광장을 가득 채웠다. 그러나 그 후 유대인들은 -독일인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믿을 수 없을 만큼’ ‘놀랄만한’- 차분한 행동을 보였다. 희생자들이 평온함을 유지했던 반면 독일장교들은 점점 신경질적이 되어 갔다. 사살이 너무 느리게 진행되어 하루 안에 끝낼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해지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P103

이 책을 덮을 무렵이면 우리는 최소한 두 가지 사실을 알게 된다. 홀로코스트(나치에 의한 유대인 대학살) 같은 비인륜적 행위에는 누구도 승자가 될 수 없다는 것. 그리고 철저한 반성과 재발방지대책을 세워놓지 않으면 역사는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현재 우리가 전쟁과 인종주의가 만연한 세계에 알고 있으며 국가가 대중을 동원하고 또 그들의 명분을 정당화 하는 힘 또한 여전히 막강할 뿐만 아니라 계속 더 커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중략) 그래서 나는 매우 두렵다. 이러한 세계에서는 만약에 어떤 근대적인 정부들이 집단 학살을 자행하기 위해 ‘아주 평범한 사람들’을 그들의 ‘자발적 학살집행자’로 동원하고자 시도하기만 하면 여전히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P335

마침 지난 8월29일, 경술국치 100주년을 맞았다. 식민지배 시절, 한반도에서 자행되었던 수많은 학살행위를 모르는 세계인들이 많다고 한다.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일본의 조선에 대한 홀로코스트’ 책도 나왔으면 좋겠다. (‘아주 평범한 사람들’은 세계 11개 국어로 번역되었다.)

유현수 시민기자  hellogan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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