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아래 오직 하나' 원조가 되는 법
'하늘 아래 오직 하나' 원조가 되는 법
  • 이동환 책전문기자
  • 승인 2010.07.02 1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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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운명을 바꾸는 창조력의 원천

      

[북데일리] 춘천에 가면 닭갈비집이, 서울 신당동에는 떡볶이집이 많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이 많은 가게 중 어느 집으로 갈까? 이 가게 간에 맛이 큰 차이가 나지는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람들은 맛있는 집을 가고 싶어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보통 ‘원조 ~ 집’이라고 가게 간판이 적혀있는 곳으로 간다. 아마 그곳이라면 선택에 따른 위험부담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한동네에 있는 가게가 모두 다 자신이 원조라고 외친다. 왜 그들은 모두 원조라는 간판을 붙일까.
 
원조라는 단어는 처음 시작한 사람이나 사물을 뜻한다. 따라서 원조집이라면 많은 가게 중에 가장 먼저 시작했다는 의미를 가진다. 결국 ‘가장 먼저 시작했다’는 말은 성공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아무나 원조가 될 수는 없는 법.
 
신간 <오리진이 되라>(쌤앤파커스.2010년)는 창의력이나 창조력을 기르는데 필요한 10가지 방법을 독자들에게 알려준다. 요컨대 이 책은 ‘원조(오리진 혹은 창조자)’가 될 수 있는 길을 안내해주고 있다. 저자가 말해주는 방법으로 한 번 들어가 보자.
 
첫 번째 순서로 ‘High Love' 즉, ’목숨 걸고 사랑하라‘고 말한다. 이는 내가 사람이나 대상들을 우선 사랑하라는 말이다. 그러면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들이 보일 테고, 이를 통해 나만의 오리진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두 번째는 "High Pain & Joy'로 ‘고통을 모르면 그를 기쁘게 할 수 없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고, 세 번째는 'High Time & Place'로 ‘창조의 목적지, 새로운 시공간을 선사하라’고 말한다. 세 가지 방법을 다시 말해보면, 창조력을 위해서는 사랑하고, 그 사랑의 마음이 있을 때 비로소 상대의 아픔을 알 수가 있다. 그리고 그들을 놀라게 한다면 기쁨을 선사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를 위한 방법이 새로운 시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이고, 이어지는 네 번째 방법은 ‘High Mix'로 ’뒤집고 섞어야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인데, 이 부분을 좀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저자는 섞는 방법의 예로서 융합을 말하고 있다. 같은 장르 안에서 일어나는 융합은 ‘퓨전(fusion)'이라고 하고, 다양한 지식세계에서 일어나는 융합은 ’통섭‘이다. 퓨전의 예로는 동서양 음악이 합쳐지면 바로 퓨전음악이고, 동서양 음식이 합쳐지면 퓨전음식이 된다. 이처럼 융합에 생겨나는 음식이나 음악은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중요한 것은 기존에 있는 것들을 가지고 무언가를 만들어낸다는 데 있다. 즉 창조란 하늘 아래 하나뿐인 것을 만드는 작업이지만, 이 작업에 필요한 재료는 우리 주변에서 충분히 찾을 수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저자가 제시하는 구체적인 사례를 보자.
 
몇 해 전, 일본에서 새로운 개념의 두부가 나와 세상을 발칵 뒤집었다. 그 두부의 이름은 오토코마에 두부다. ‘오토코마에’는 ‘사내다운’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두부 이름에 사내답다는 말을 붙인 셈이다. 두부와 사내다움이란 전혀 궁합이 맞지 않아 보이지만 이것이 2006년 일본의 히트상품 6위에오를 정도로 시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 그 이유가 무얼까.
 
오토코아에 두부를 생산하는 회사 사장은 소비자에게 자신이 만든 두부가 무언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는 두부에 남다른 ‘세계관’을 넣기로 했다. 그 세계관이 바로 ‘남자’였다. 두부의 포장에는 강력한 인상의 남자 얼굴을 그려 넣었고, 슬로건은 ‘진정한 오토코마에는 당신을 배반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것으로 대 히트를 쳤다.
 
이 아리송한 슬로건이 바로 사람들을 자극했다. 모든 여성들의 가슴속에는 로망이 있다. 진정한 남자를 만나고픈 로망, 이는 남자에게도 적용된다. 남자들도 자신이 멋진 사나이가 되어 여성들의 관심을 받고 싶은 로망이 있다. 오토코마에는 이 모든 감성을 두부에 부어 넣었던 셈이다. 이 독특한 슬로건에 언론에서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고 보통 두부보다 세 배나 비싸지만 대단한 성공을 일구어냈다. 두부에다 남성은 잘 섞이지 않으리라는 생각은 편견에 불과했다. 이는 High Mix의 멋진 성공사례다.
 
다섯 번째는 ‘High Concept'로 사람들을 매료시키기 위해서는 ’컨셉‘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저자의 말을 한 번 들어보자. “컨셉은 일종의 화두이고, 좋은 화두는 사람을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생각을 자극하는 좋은 컨셉이 나오면 사람들은 상상력을 꺼낼 수밖에 없다. 모든 조직과 개인의 운명을 바꾸기가 쉽지 않은 것은, 그들의 운명을 바꿀 만한 컨셉을 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P.136)
 
그렇다면 좋은 컨셉은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저자는 좋은 컨셉이 가져야할 몇 가지 조건을 제시한다. 그 조건 가운데 “아무도 사용하지 않은 단어로 정의해야 한다“가 있다. ”평범한 언어는 새로운 전력과 작전을 주지 않는다. 그러므로 당신의 사명을 표현하는 단어는 독특할수록 좋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나이키는 신발을 팔고 있지만, 그들이 내세우는 컨셉은 바로 ‘승리(victory)’다. 그 어떤 신발 메이커도 이런 컨셉을 내세우지 않았다. 이 독특한 컨셉은 나이키에게 바로 승리를 가져다 주었다. 진정한 컨셉의 성공 케이스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책에는 이외에도 'High Touch', 'High Soul', 'High Story', 'High Slow', 'High Action'이라는 쉬운 단어를 사용하여 창의력에 쉽게 달하는 길을 제시해주고 있다. 이런 방법을 알려주는 저자는 누구인지 궁금해진다.
 
저자는 삼성경제연구소(SERI)에서 CEO를 대상으로 창의성교육 책임자였던 강신장씨다. 이 책은 그가 오랜 기간 이 일을 하며 쌓인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쓴 책이다. 그러다보니 독특한 이론과 아울러 살아있는 다양한 사례가 돋보인다.
 
독자들은 보통 이런 종류의 책들을 읽으며 그 내용에 공감하기에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서 읽었던 내용은 기억에서 사라지고 만다. 그리고는 다시 비슷한 책을 찾기 마련이다. 이처럼 다람쥐가 쳇바퀴를 도는 멍청함에게 벗어날 수는 없는 걸까.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무엇일까. 아마 그것은 실천이리라. 저자가 독자에게 해줄 수 없는 것, 그것이 바로 실천일진데, 이 책의 마지막 장이 바로 'High Action‘이다. 모든 창의력도 머릿속에 있어서는 아무것도 아니다. 이를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이는 순전히 독자들의 몫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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