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 속의 '키스, 키스, 키스...'
명화 속의 '키스, 키스, 키스...'
  • 서유경 시민기자
  • 승인 2010.03.12 0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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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인 예술가가 그린 특별한 그 순간


[북데일리] 달콤하고 도발적인 말, 키스!  모든 예술 장르에서 사랑을 표현하는 키스는 언제나 아름답다. 특히 영화 <시네마 천국>의 마지막 장면은 오래도록 강한 여운으로 남는다.

키스를 테마로 23인의 예술가가 그린 23가지의 특별한 장면을 <키스를 부르는 그림>(눈과마음, 2010)에서 만났다.

강렬한 제목과 독특한 이미지의 표지가 매혹적이다. ‘키스’라는 같은 소재를 담았지만, 명화 속 키스는 사랑의 표현만이 아니었다. 사랑의 기쁨이 아닌, 배신, 욕망, 불안이 담긴 그림에서 화가의 내면을 엿볼 수 있다.

책은 1장 <빛과 환희, 즐거운 입맞춤>, 2장 <어둠의 세계, 비극의 입맞춤>, 3장 <황홀의 순간, 관능의 입맞춤>으로 나누어 그림을 소개한다. 즐거움과 환희의 편에서는 사랑의 위대함과 숭고함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콘스탄틴 브랑쿠시’의 <키스>가 인상적이다. 사랑하는 연인이 하나가 된 작품은 인간에게 고하는 신의 손길처럼 엄숙하다.

비극의 입맞춤 부분에서는 ‘에드바르트 뭉크’의 그림이 많았다. ‘절규’로 잘 알려진 뭉크가 표현한 키스는 불안하고 암울했다. 다섯 살에 어머니를 잃고, 계속해서 가족들이 모두 사망한 뭉크의 비참한 삶이 그림에서 드러난다.

‘서로에게 녹아들어 하나의 덩어리로 일체화된 두 몸뚱이는 마치 하나의 짐승 같은 모습이다. 홀로 버티기 버거운 존재들이 서로의 경계를 강하게 침투해보지만 그 몸짓은 오히려 불안하고, 채워질 길 없는 사랑의 갈망은 고통스럽기만 하다.’ p 99 

저자의 설명의 읽고 다시 보니, 뭉크의 내면 가득한 고통이 전해지는 느낌이다. ‘로댕’의 연인으로 잘 알려진 ‘카미유 클로델’의 조각상도 그러하다. 인도의 고전 희곡 <추억의 샤쿤탈라>의 내용을 담은 조각상은 처절한 슬픔이 묻어난다. 스승이자 연인에게 배신당한 클로델의 마음도 그러했을까.

마지막 관능의 입맞춤 부분에서는 대중에게 가장 익숙한 ‘쿠스타프 클림트’, 현대 미술의 거장 ‘파블로 피카소’, <행복한 눈물>로 유명한 ‘로이 리히텐슈타인’, ‘에곤 실레’ 의 그림을 만날 수 있다. 화려한 색채의 클림트의 키스는 황홀하다. 

클림트에 대한 개인적인 자료가 남아 있지 않아 더 많은 상상력을 발휘하게 한다. 클림트의 제자로 고통과 불안한 자화상을 그린 ‘에곤 실레’ 의 <추기경과 수녀>는 클림트의 <키스>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라고 한다.  같은 듯 다른 두 작품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며 감상하는 일도 즐거운 일이다.

그림마다 작가의 삶과 사랑에 대한 저자의 친절한 설명이 있어 보는 즐거움에 이어 읽는 즐거움까지 만끽할 수 있다. ‘가상의 작업 일지’란 코너를 두어 작가의 작품 세계와 비밀스런 사생활을 훔쳐보는 기분이다.  중세의 화가부터 현대 화가까지 고루 만날 수 있고, 그림의 세세한 부분까지 설명을 해주어 그림과 좀 더 친해진 시간이었다. 연속하여 키스를 만날 수 있는 독특한 즐거움을 안겨준 Culture &Art Series의 첫 번째에 이은 다음 시리즈에 대한 기대가 크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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