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버무린 '혼, 창, 통' 비빔밥
잘 버무린 '혼, 창, 통' 비빔밥
  • 유현수 시민기자
  • 승인 2010.03.11 0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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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나면 1% 갈증...'왜 CEO 정신 무장해야 할까'


[북데일리] <혼․창․통> (쌤앤파커스, 2010)은 큰 뜻을 세우고(혼魂), 늘 새로워지려고 노력하며(창創), 물이 흐르듯 소통하라(통通)는 3가지 핵심 성공 비결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다양한 사례와 현장감 있는 기록, 그리고 저자의 방대한 상식에서 비롯되는 각종 인용문구들은 잔잔한 감동과 함께 매우 설득력 있는 어조로 독자의 가슴을 울리게 한다. 자기계발서적 답지 않게 깊이 있는 시적 문구를 사용하고 있는 부분도 있다. 

"7000m 높이로 히말라야 상공을 나는 새가 있다고 한다. 그 새들은 호흡을 줄이고 자신의 몸무게를 줄여서 찬바람 부는 상공을 넘어 인도로 간다. 이 새들이야말로 우리가 말하는 드높은 혼의 상징이다." P38

성공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장차 겪어야 할 시련과 자기수련, 험난한 여정을 잘 표현해 주는 문구라고 생각된다. 이 시대를 대표하는 수많은 명사, CEO들의 이야기 가운데 엑기스만 모아 적재적소에 배치해 놓은 구성도 책에 몰입하게 만드는 훌륭한 장점이다.

또한 고전 톨스토이의 참회록부터 엘 에리언의 새로운 부의 탄생, 나가모리 사장의 일본전산이야기, 왕중추의 ‘디테일의 힘’, 같은 베스트셀러, 그리고 스티브 잡스의 연설과 디즈니의 연수교재, 잡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이르기 까지 광범위한 자료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 책에서 참조하고 있는 책들을 골라 읽어보고 싶은 흥미도 유발한다. (저자가 참조하고 있는 책 가운데 가장 많이 인용하고 있는 책은 ‘위즈덤’이었다.)

하지만 퍽 아쉬운 부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혼, 창, 통은 삼합이 되고 각종 인용문구들은 맛깔스런 양념이 되어 비빔밥처럼 어우러지는 묘한 재미가 있지만 다 먹고 난 뒤엔 마실 물이 없는 것처럼 허전하다. 혼으로 시작하는 부분은 매우 훌륭하지만 창과 통으로 넘어가면서 점점 조직운영자나 CEO을 위해서만 집필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물론 장차 1인 기업이 보편화 되는 시대를 맞이함에 있어 반드시 익혀두어야 할 금옥 같은 지침이긴 하다. 하지만 도대체 왜 CEO 정신으로 무장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리는 약간 허술하게 다루고 있다. 직원들에게 최대한의 동기유발을 시킬 수 있는 다양한 팁의 소개는 감사하지만 알고 보면 이 책을 읽게 될 다양한 독자들 역시 직원들임을 감안했어야 했다.

이제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그 길은 혼과 창과 통으로 무장하여 CEO의 대열에 들어설 것이냐, 아니면 혼과 창과 통으로 무장된 직원으로 살 것이냐의 갈림길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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