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창용의 영화 씹어보기] 한국영화에서 조선족은 영원한 악당일까?
[여창용의 영화 씹어보기] 한국영화에서 조선족은 영원한 악당일까?
  • 대중문화평론가
  • 승인 2017.10.0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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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흥행에 성공한 한 영화가 논란에 휘말렸다. 영화 '청년경찰'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지역의 주민들과 조선족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단체로부터 항의를 받은 것. 이 영화에서 조선족은 여성을 납치해 불법 장기매매를 하고, 서울특별시 구로구 대림동은 그런 조선족들의 소굴로 그려져 지역 주민들과 조선족들에게 좋지 않은 이미지를 심어줬다는 것이다.

그리고 10월 3일 '범죄도시'라는 영화가 개봉했다. 이 영화는 조선족들이 생활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지역에서 조선족들로 이뤄진 범죄조직이 세력 다툼을 벌이고, 이를 막기 위해 경찰이 나선다는 내용의 영화다. 이 영화는 '청년경찰'처럼 조선족들과 지역 주민들을 모두 범죄자처럼 바라보지 않음에도 조선족과 그 지역에 좋은 인상을 갖기 어렵다.

한국과 중국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중국인과 중국에서 건너온 중국 교포들 역시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 돈벌이를 위해 건너온 일명 조선족들의 경우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되면서 이미지가 더욱 나쁘게 변했다. 여기에 조선족들이 잔인무도한 범죄를 저지르는 영화들이 나오면서 조선족은 엽기적인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이라는 오해가 생겨났다.

먼저 조선족들을 범죄자들로 그린 영화의 대표작은 나홍진 감독의 '황해'다. 이 작품에서 조선족은 돈만 받으면 살인도 주저하지 않은 범죄조직으로 그려졌다. 이들이 다른 범죄자들에 비해 더 잔혹해 보였던 이유는 사람을 죽이는데 있어서 전혀 망설임이 없고, 다소 어눌하게 들리는 말속에 섬뜩함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신세계' 역시 중국 동포와 화교들을 조폭으로 그렸다. 주인공인 이자성(이정재 분)과 그가 모시는 정청(황정민 분)은 여수 지역 화교다. 여기에 정청은 중국 쪽 삼합회에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연변 거지라 불리는 해결사들을 수족으로 부린다. 연변 거지들은 대한민국 경찰 간부를 살해할 정도 무자비한 인물이다.

여기에 '공모자들'에서는 조선족이라고 명시되지 않았지만 영화 속 사건의 시작이 중국으로 신혼 여행을 떠나는 여객선에서 발생하며, 장기밀매가 중국인들이라는 점에서 조선족이 범죄에 연루됐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

'청년경찰'이 비난을 받은 이유는 조선족을 범죄자로, 대림동을 우범지역으로 묘사한 것도 있지만 이들의 타겟은 모두 젊은 여성들이었으며, 이들의 타겟이 된 젊은 여성들의 경우 난자와 장기 밀매의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범죄도시'는 '청년경찰'보다는 덜 하지만 악역이 중국 출신이라는 점에서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

과거 수원에서 발생한 오원춘 사건 당시 중국의 인육 및 장기 매매조직과의 연루설이 돌기도 했다. 사건을 수사한 경찰에서는 이 사실을 사실무근이라고 했지만 범인인 오원춘이 조선족이라는 점에서 사람들의 의심을 샀다. 인터넷에서 떠돌고 있는 루머들도 사람들의 공포심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또한 대한민국에 3만명이 넘는 북한 이탈 주민의 경우 대부분 중국을 통해 탈북을 하는데다가 일부는 중국의 범죄 조직과 연루되기도 하며, 대한민국의 법과 북한의 법체계가 달라 범법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람들의 범죄까지 더해지면서 대한민국 국민들은 조선족, 탈북자에 선입견을 갖게 된다.

현재 서울은 물론 대한민국에 학업 또는 취업을 위해 중국에서 온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다. 대다수 사람들은 대한민국에서 성실하게 자신의 일을 하고 있다. 일부 법을 어기는 사람들이 크게 비춰지는 것이다. 대한민국 언론은 조선족이나 탈북자의 범죄 및 사고를 다소 과장되게 보도하기도 한다. 때문에 조선족, 탈북자들에 대한 선입견은 더욱 커진다.

영화는 영화로 보는 것이 좋다. 그러나 영화를 만드는데 있어서 사람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언론 보도 역시 마찬가지로 사실을 왜곡하거나 필요 이상으로 과장하는 것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모든 사람들은 이 사회의 소중한 구성원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 사진 출처=영화 ‘범죄도시’, ‘신세계’, ‘청년경찰’ 화면 캡쳐

[칼럼니스트 여창용 : 대중문화평론가 / 남서울예술종합학교 전임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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