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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김제동, 세월호 3주기 추모 북콘서트...청중 위로

북콘서트 '정치 풍자' '세월호 공감하는 마음으로 충분해' 박세리 기자ldadawriting@whitepaper.co.krl승인2017.04.17 08:5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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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제동 <그럴 때 있으시죠?> 북콘서트(왼쪽) 책표지(오른쪽), (사진=나무의마음)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4·16. 역사에 새겨진 시린 날이다. 세월호가 침몰하던 그 날로부터 꼬박 3년, 세월호 참사 3주기 하루 앞둔 15일 오후 방송인 김제동 씨가 세월호 추모와 신작 <그럴 때 있으시죠?>(나무의마음.2017) 20만 부 돌파 기념 북콘서트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열었다.

평소 정치적 발언을 자주 해온 그는 이날 북콘서트에서도 세월호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행보와 태도, 탄핵 및 대선 후보들에 대한 거침없는 풍자로 청중을 사로잡았다. 특히 일곱 난쟁이와 백설 공주 이야기를 국민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빗댄 풍자는 청중의 공감과 폭소를 자아냈다.

“일곱 난쟁이 국민과 백설 공주 박근혜 전 대통령”

“일곱 난쟁이가 진짜 착하죠? 독방을 주잖아요. 백설 공주가 들어오니까 자기들 침대 다 붙여서 백설 공주한테 잠자리 마련해주고, 대접하면서 정치가로 키워내죠. 그런데 백설 공주가 일하는 것 봤습니까? 맨날 다람쥐랑 놀고, 새들한테 모이 주고, 땅바닥에 뭐 그리고 아프면 누워 있고.

난쟁이들이 낯선 사람 들이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해도 계속 열어줘요. 난쟁이들 돈, 그러니까 세금으로 계속 뭘 사고, 사과 사 먹지 말랬더니 먹고 목에 걸리고. 결국 유리관에 들어간 걸 살려놨더니 생판 처음 보는 인간 등 뒤에 탁 타고 떠납니다. 그런데도 여기서 한 명은 백설공주를 끝까지 감쌌을 겁니다. 여기서 나쁜 건 누굽니까. 백설 공주죠. 동화의 마지막은 이래야 합니다. 백설 공주 따라가서 ‘돈 내놔라’ 해야죠.”

세월호 참사에 대한 반성이 보이지 않는 박 전 대통령의 태도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참사 당시 아이들이 위험에 처해있을 때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던 사실을 지적하며 국민의 분노의 근원은 “마음이 아프다”고 이야기하는 것, 그런 마음조차 갖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태도라 지적했다.

이어 “조선 시대 왕들은 가뭄이 들면 머리를 풀어헤치고 며칠씩 바닥에 엎드려 있었다. 그런다고 비가 올지 말지 모르나 백성들은 왕의 그런 모습에 위로받는다. 그런 거 하라고 평소에 기름진 음식을 주고 대우해주는 거다. 박 전 대통령은 하지 않았다”며 대통령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국민의 마음을 보듬어 주는 역할조차 없었다고 꼬집었다.

또 지난해 10월 최순실 씨 국정 농단 사건 후 박 전 대통령의 행보는 국민의 화에 불을 질렀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이 ‘안됐다’ 싶을 때쯤 한 번씩 ‘담화문’이 아니라 ‘방화문’으로 국민 마음에 불을 질렀다고 풍자했다.

촛불집회로 이끌어낸 탄핵과 박 전 대통령이 감옥에 간 것에 대해 “대통령이 감옥에 간 것이 아니라. 헌법적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람이 벌을 받은 것”이라 강조했다. 또 29만 원으로 책도 내고 밥도 먹고 골프도 치는 전두환 씨야말로 창조경제를 실천하고 있는 것 같다는 우스갯소리도 덧붙였다.

“요즘 정치 보면 즐겁죠. 제가 정치 이야기하나요? 이게 코미디에요”

지난 13일 방영된 대선 후보들의 TV 토론과 공약에 대해서도 시원한 풍자를 선보였다. 이른바 ‘봉숭아학당’ 버전이다.

“여러분 ‘봉숭아학당’ 아시죠. 토론한 거 보니까 그렇더군요. 5명 중에 맹구가 누굴까요. 계속 ‘저요, 저요!’하는데 아무도 말을 안 시켜요. 누군지는 여러분이 한번 잘 생각해보세요. 초등학교 아이들이 막 싸우는 것 같기도 해요. 한 명은 ‘이것은 모독입니다’ 그러면 ‘내가 언제 그랬습니까’ 그러고, 갑자기 맹구가 ‘종북 좌파입니다’ 그러죠. 참 즐겁지요? 또 한 분이 진지하게 설명하지요. 마치 의사 선생님이 엑스레이 걸어놓고 하듯 설명해요. 그리고 당찬 여학생도 있지요. 참 재미있는 교실이에요.

토론회에서 선생님, 앵커가 제일 힘들었어요. 정책 토론해달라고 하고, 토론의 규칙을 지키는 것도 대통령으로서 중요한 자질이라고 하고요. 그랬더니 맹구가 이러죠 ‘이 이야기가 정책입니다!’”

이어 김제동은 이런 말은 정치혐오도 아니고 이 정도 풍자는 이뤄져야 민주주의 국가라 말했다. 또 정치인들은 오히려 이런 풍자에 포함되지 않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전하며 탁상공론만 벌이고 있는 대선후보들이 토론해야 할 현실 문제들도 제기했다.

통장에 스치우고 사라지는 사람들의 월급 윤동주 ‘서시’ 수준, “월급이 통장에 스치운다”

“사람들의 월급은 통장에 안 들어와요. 그냥 ‘스치우지’ 거의 윤동주의 ‘서시’ 아니에요? ‘월말에도 내 통장에 월급이 스치운다’고 볼 수 있잖아요? 회전문처럼 돈이 들어왔다 그대로 나가죠. 이런 돈 얘기를 토론에서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내 아들, 내 딸이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면 술 취한 사람들이 행패 부리지 못하도록 최소한의 공간, 보호 장치 정도는 있어야 한다는 것, 어디서 일을 하든 최저 임금 1만 원은 받아야 한다는 것, 이런 걸 이야기해야 하지 않나요?

그래야 토론 보는 맛이 나죠. 그런데 계속 ‘4차 혁명’만 얘기해요. 4차 산업혁명이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면서 자꾸 예측하라 하죠. 지금 3차에도 치역 죽겠는 판에 말이죠. 가고 싶은 사람들 많은데 단설 유치원 설립을 자제하자고 하고, 시민들은 주중에 많이 활용하지 않는 종교시설, 남는 교실 이용해 공간 확보하고 선생님들은 국가 공무원으로 채용해 병설 유치원 만들자고 하는데 그것도 모르는 거죠.”

거침없는 지적을 하면서도 투표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대선 후보 중 누구를 뽑아도 우리네 삶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투표는 후보자의 등 뒤에 찍는 것’ 한마디로 “투표는 누가 주인인줄 알도록 문신을 찍는 행위”라 이야기한다.

▲ 김제동 <그럴 때 있으시죠?> 북콘서트, (사진=나무의마음)

“공감하는 마음으로 충분해” 그러나 “참사를 일으킨 시스템만은 책임을 물어야 한다”

북콘서트 막바지 관객과 소통하는 시간에 한 청중이 “세월호 3주기이자 부활절인 16일이다. 아이들이 부활해 웃는 얼굴로 하늘나라로 올라가는 꿈을 꾼다”는 이야기에 우리가 가진 마음의 부채감, 죄의식에 대해 “공감하는 마음이면 충분하다”고 위로한다.

혹 ‘내가 세월호 참사를 조금씩 지겨워하는 게 아닌가’ ‘이렇게 웃어도 괜찮나’ 생각해도 ‘팽목항까지 가지 못했다는 죄의식’ 그러다 울컥울컥 공감해주는 그럼 마음만으로도 괜찮다고 다독인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를 일으킨 시스템만은 엄정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그것이 치유의 출발이라 전했다.

아직 9명이 돌아오지 못했다. 가슴 저미고 아팠을 가족들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 여전히 그 참사를 기억하고 함께 아파하는 이들이 있음을 다시 확인한 시간이었다. 또 ‘말꾼 김제동’의 풍자와 위로에 청량감을 느끼고, 그가 직접 피아노 반주에 노래까지 선보인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은 따뜻한 선물이었다. 마지막 남긴 클로징 멘트까지 위안을 준다.

“당신은 늘 옳다.”

▲ 김제동 <그럴 때 있으시죠?> 북콘서트, (사진=나무의마음)

김제동 씨가 토크 중 직접 신문기사 제목을 뽑으며 기자들에게 맥락 없이 일부만 발췌한 기사, 자극적인 헤드라인 제목에 자신이 오해를 받는다는 지적에 공감해, 되도록 있는 그대로 기사화했음을 밝혀 둔다. 그가 뽑은 헤드라인이다.

‘김제동 박근혜 백설공주에 비유, 아무것도 한 것 없이 국민 세금만 축냄’ ‘김제동 안철수 정면비판’ ‘김제동 문재인의 참여정부 비서실장 거론하며... 사람들 폭소, 일부 관객은 불쾌감 드러냄’

박세리 기자  dadawriting@whitepap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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