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P플랜 돌입 가까워졌다
대우조선해양, P플랜 돌입 가까워졌다
  • 이아람 기자
  • 승인 2017.04.11 14: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산업은행·국민연금 대치 상태 계속…시중은행 2분기 실적 타격
▲ 국민연금과 산업은행의 공방이 길어지면서 대우조선해양이 최초로 P플랜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이다.(사진=이아람 기자)

[화이트페이퍼=이아람 기자] 대우조선해양 채권무조정안을 두고 국민연금과 산업은행이 양보없이 맞서고 있다. 이에 법정관리의 일환인 P플랜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 ‘수용불가‘ 강경한 국민연금, 산업은행과 갈등 고조

국민연금은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현 상태에서 국민연금이 채무조정안을 받아들일 경우 특정 기업을 살리기 위해 국민 노후자금의 손실을 감내하는 선택이 될 수 있다"며 산업은행이 제시한 채무조정안 합의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채무조정안 합의 자체가 2000만 국민연금 가입자의 이익을 위해 기금을 관리해야하는 본연의 목적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판단에서다.

국민연금은 산업은행에 4월 만기 회사채를 막은 후 추후에 논의할 것, 추가 감자, 추가적인 손실 방지책을 요구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회사채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약 28.9%) 가지고 있어 사실상 이번 구조조정을 열쇠를 가진 국민연금의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산은 역시 물러날 기색이 없다.

이에 산은과 수은은 추가 분담과 연기는 없다며 요구안을 모두 불가능하다고 답하며 맞서고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추가 감자는 국민의 혈세를 쓰는 것이므로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산은은 오는 17-18일 열리는 사채권자집회가 부결될 경우 바로 법정관리의 일환인 P플랜(프리패키지드 플랜)에 신속하게 들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날짜는 21일 전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날 국민연금은 투자위원회를 열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논의를 거쳐 결론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으나 시간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치며 투자위원회를 열지 않았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채무조정 방안에 대해 시간을 갖고 이해관계자 간 이해와 인식을 공유해 나가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며 12-14일로 결정날짜를 미뤘다.

■ P플랜 돌입시 시중은행 타격도 불가피

시중은행 2분기 실적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대우조선해양이 P플랜으로 갈 경우 각 은행은 위험노출액에 대해 충당금을 100% 쌓아야 한다.

대우조선해양과 관련한 위험 노출액은 NH농협은행 8699억원으로 가장 높다. 그외 KEB하나은행 7785억원, KB국민은행 5007억원, 신한은행 3139억원, 우리은행 2112억원으로 모두 2조2675억원에 달한다. 시중은행 분기당 실적과 비슷한 수준으로 은행들의 2분기 실적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은행마다 적립한 충당금은 200-1000조 수준으로 각 은행들은 앞으로 적게는 2배 많게는 20배 넘는 적립금을 더 확보해야 하는 셈이다.

이와 더불어 대우조선해양의 전체 예상손실액이 늘어날 가능성도 충분하다. 선주들이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했던 선박주문을 취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P플랜 진입 시 수주잔량 114척 가운데 8척이 계약 취소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으나 업계의 반응은 다르다. 계약 당시보다 현재 선박 가격이 500만-1000만달러 가량 낮아진 만큼 취소 물량이 더 나올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남은 수주잔량 가운데 96척은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선주사가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는 '선박 건조계약(빌더스 디폴트)' 조항이 있어 손실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