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라 먹는 재미 크지만...다가가기 어려운 ETN
골라 먹는 재미 크지만...다가가기 어려운 ETN
  • 이혜지 기자
  • 승인 2016.10.24 11: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20개 넘는 상품 라인업...거래량은 ETF의 1/17배 수준 그쳐"

[화이트페이퍼=이혜지 기자] 최근 ETN(상장지수채권)의 라인업이 121개에 달하는 등 상품 구성이 다양해져 투자자들에게 고르는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하지만 다양성에 비해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는 ETN의 상품 구조가 일반 투자자들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을 원인으로 꼽았다. 상품에 대한 더 자세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TN은 ETF(상장지수펀드)와 마찬가지로 한국거래소에 상장돼 손쉽게 사고 팔 수 있는 채권을 말한다.

■ ETN 시장 개장 2년 만에, 120가지 넘는 상품 라인업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20일 '신한 천연가스 선물 ETN(H)'과 '신한 인버스 천연가스 선물 ETN(H)'을 각각 200억원 어치 발행했다. 국내 시장에서 천연가스에 베팅하는 상품이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주목을 받았다.

미래에셋대우는 하루 걸러 지난 21일 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 상위 5개 종목에 투자하는 '대우 Q150 코어5 ETN'을 선보였다. 같은 날 유가증권과 코스닥의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산업 대표 5개 종목에 동일 비중으로 투자하는 '대우 미디어엔터 ETN'도 내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4일 기준 국내에 상장된 ETN은 무려 121개다. ETN 시장은 지난 2014년 12월 12일 개장했다. 2년 이라는 개장 시기에 비춰봤을 때 상품 라인업이 상당히 알차게 구성된 것이다. 모멘텀 지수 ETN, 코스피200 선물 지수 ETN, 업종지수 ETN, 코스닥 지수 ETN, 배당 지수 ETN, 해외 지수 ETN 등 그 종류는 다양하다.

최근엔 스마트베타지수 ETN, 채권 지수 ETN, 환경 지수 ETN 등도 선보여 고르는 재미가 점점 커지고 있다.

■ ETN 거래량 ETF의 1/17배, 거래대금 ETF의 1/20배

하지만 ETN의 거래대금과 거래량은 아쉬운 실정이다. 특히 ETF와 그 격차가 심하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지난 6월 27일 기준 ETF의 20일 평균 거래량은 5029만주다. 반면 ETN은 285만주에 그쳤다. 거래량 기준 ETF가 ETN의 무려 17.7배다.

거래대금은 더 큰 차이를 보였다. ETF의 20일 평균 거래대금은 6143억원, ETN은 283억원이었다. ETF가 ETN에 비해 20배 이상 차이난 것이다.

반면 상장 종목수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같은 날 기준 ETF의 상장 종목수는 212개, ETN은 101개로 2배 가량 수준이다. ETN은 결국 투자자들에게 그만큼 선택받지 못한 것이다.

■ ETN 이해 힘들고, 접근 어려워 "교육 필요"

전문가는 ETN에 대한 마케팅이 부족한 점을 문제로 꼽았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ETN은 나온지 2년 정도 밖에 안됐고, ETN는 10년이나 돼 ETN이 ETF에 비해 관심을 받지 못했다"며 "시기도 문제지만 ETN은 상대적으로 마케팅이 덜 됐다"고 말했다.

결국 투자자들의 ETN에 대한 '상품 이해'가 덜 됐다는 지적이다. 이중호 연구원은 "ETF는 단순히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나 ETN은 상품이 복잡하게 구조화된 경향이 강해 투자자들이 이해하고, 접근하기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ETN에 대한 교육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ETN은 주가지수, 개별 종목 주가만을 기초지수로 삼는 ETF를 보완하기 위해 나온 상품이다. ETF가 대부분 시장 추종형 지수인 것에 비해 ETN은 특화된 지수로 훨씬 복잡한 구조로 돼 있다. 해외지수, 원자재, 금리, 변동성 등 투자대상 자산을 다양화할 수 있다. ETF보다 발행 절차가 간소하고 운용방식 제약이 적어 다양한 상품을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다.

또한 ETF는 운용 실적에 따라 수익이 다르지만 ETN은 약정된 기초 지수의 수익을 제공한다. 자산운용사가 발행하는 ETF와 달리 ETN은 증권사 신용도를 기반으로 발행돼 증권사의 파산 시 투자금 회수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