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청]출생순서가 세상을 지배한다
[임재청]출생순서가 세상을 지배한다
  • 임재청 시민기자
  • 승인 2008.07.14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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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 샤를 리세는 “천재란 돈키호테의 영혼과 산초판자의 영혼을 동시에 지니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즉 광기와 이성의 절묘한 상호작용이 진정한 천재의 자화상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생물학적으로 해석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 물음에 답하는 책이 프랭크 설로웨이의『타고난 반항아』이다. 천재와 반항아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자신들이 살았던 시대의 사고 방식을 혁명적으로 바꾼 사람들이다. 저자에 의하면 그들은 바로 다윈(Darwin)들이다.

이 책은 수많은 다윈들을 분석하면서 반항아의 베일을 파헤치고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반항아들은 대부분 첫째가 아니라는 것이다. 출생순서에 있어 그들은 후순위 출생자들이다. 또한 반항아들은 ‘부모-자식 갈등’을 겪는다는 것이다.

그는 출생순서에 따라 형제들이 성격이 다르다고 말한다. 그는 빅 파이브(Big Five)라는 다섯 가지 특질- 외향성/내향성, 친화성/적대성, 성실성, 정서 안정성, 경험에 대한 개방성-로 형제들의 성격을 분류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첫째가 지배적이고 공격적이며 야심적이고 보수적이라는 것이다. 반면에 후순위들은 사교적이며 이타적이며 모험적이다.

그러나 그는 이 보다 더 강력한 대답을 진화 이론에서 찾고 있다. 다윈의 자연선택, 성선택은 개체의 이익만을 위해 작동하기 때문에 생존을 위한 이기적인 적응이었다. 그러나 생물들이 가끔씩 협력하는 이유는 해밀턴의 ‘혈연 선택’에 있다. 이것은 이타적인 개체의 유전자 복제본은 대개 가까운 혈연 속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논리를 확장하여 로버트 트리버스는 혈연 선택에 비용-이득 분석 방법을 적용하여 ‘부모-자식 갈등’이라는 공리를 만들었다. 부모와 자식은 유전자를 절반만 공유하기 때문에 부모는 자식에게 최적의 투자를 할 수 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부모와 자식은 갈등하게 되며 ‘형제 갈등’은 여기에 포함된다. 결국 출생 순서 효과는 부모의 사랑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며 성격 발달에 중요한 요소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세상을 거듭나게 하는 원동력이 다름 아닌 반항아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반항아들을 단순히 개인의 힘으로 보는 것은 유형학적 사고(typological thinking)의 한계다. 그 보다는 개체군적 사고(population thinking) 는 개인차를 인정한다는 데 가치가 있다. 이로 인해 우리는 반항아들이 후순위 출생자라는 것을 이끌어 낼 수 있다.

끝으로 저자는 이 책에서 종교개혁, 프랑스대혁명 같은 역사를 이야기 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 대혁명을 큰 규모로 씌어진 카인과 아벨이야기라고 한다. 즉 형제들 사이에 벌어진 불화였다. 이렇듯 역사의 많은 부분을 과학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은 과학이 물리학이나 화학 같은 과목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과학은 방법이라고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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