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것 그너머에.
보이는 것 그너머에.
  • 한영익 시민기자
  • 승인 2008.07.06 15: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E.T.A 호프만, 모래사나이
“모래 사나이는 도대체 어떤 사람이에요?”

“나타나엘, 아직 그것도 모르니? 그건 아주 나쁜 사람인데 자러 가지 않으려는 아이들에게 와서 눈에 모래를 한줌 뿌린단다. 눈알이 피투성이가 되어 튀어나오면 모래 사나이는 그 눈알을 자루에 넣어 자기 아이들에게 먹이려고 달나라로 돌아가지.........”

작품 속 주인공인 나타나엘이 그의 어머니에게 모래 사나이에 대해서 묻는 장면이다. 소설 “모래 사나이”는 독일의 낭만주의 작가로 잘 알려진 E.T.A 호프만이 19세기 초엽에 발표한 작품이다.

다방면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던 그는 법관이자 작가, 작곡가, 화가이면서 시인이었다. 호프만은 도스토예프스키, 고골, 보들레르 등에게도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소설은 주인공 나타나엘의 편지글로 시작된다.

시를 사랑하는 낭만주의자 나타나엘은 고향을 떠나 대학의 물리학과에 재학 중이다. 그의 아버지는늙은 변호사 코펠리우스와 연금술을 실험하다가 사고로 목숨을 잃는다. 코펠리우스에 대한 어릴적 기억은 나타나엘에게 트라우마로 남는다. 그의 여동생 클라라는 모든 것이 환영일 뿐이라고 나타나엘을 타이른다.

나타나엘은 물리학과 교수 스팔란차니의 외동딸 올림피아를 사랑하게 된다. 지그문트는 올림피아에게 인간적인 면모가 없다고 이야기하지만, 나타나엘은 지그문트가 오히려 냉정한 산문적 인간이라며 그를 나무란다. 후에 올림피아가 기계인간임을 알게 되었을 때, 나타나엘은 광분한다.

호프만은 작품 속에서 어떤 완결된 해답도 제시하지 않는다. 나타나엘은 마지막에 자살을 하고, 클라라는 평범한 삶을 살아간다. 나타나엘의 머리가 산산조각이 나 널려 있는 가운데 코펠리우스는 혼잡한 군중 속으로 사라진다. 소설 “모래 사나이”를 통해 작가는 19세기 초에 이미 낭만주의와 현실주의, 과학과 인간성 모두에게 어떤 물음을 던지고 있다.

우리가 눈으로 보는 현실 너머에 과연 또 다른 세계가 있을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는 혹시 거짓이 아닐까. 앞서의 고민에 빠져본 적이 있는 독자라면 꼭 한 번 읽어볼만한 책이다. 책에는 이밖에도 호프만의 다른 단편 소설인 “적막한 집”과 “장자 상속”도 수록되어 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