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경영시대]②핵심은 ‘변화’와 ‘혁신’
[독서경영시대]②핵심은 ‘변화’와 ‘혁신’
  • 북데일리
  • 승인 2008.06.03 10: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교보문고 독서경영연구소 손영숙 소장

[북데일리] 독서경영의 역사는 짧다. 2005년부터 대두되기 시작, 그 필요성을 인식한 CEO들이 점차 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확장 속도는 여전히 더디다. 문제는 ‘독서경영’의 효과에 대한 회의 때문이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답을 제시하는 전문가는 드물다. ‘독서경영’이라는 주제로 공개세미나, 특강, 고가의 강연을 펼치고 있는 이들도 있지만 대부분 전문성이 떨어진다. 그저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공허한 메아리만 남발할 뿐이다. 그 안엔 구체적인 방법론이 존재하지 않는다.

기업현장으로 걸어 들어간 독서. 그것이 불러온 결과와 파장은 어디까지 측정할 수 있을까. 국내 최고의 독서경영전문가 집단으로 불리는 교보문고 독서경영연구소를 찾아 그 해답을 찾아 봤다. 다음은 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손영숙(39) 소장과 나눈 심도 깊은 내용들.

- ‘독서경영연구소’ 일반 독자들에겐 그리 알려지지 않았다.

2005년 ‘미래학습연구소’로 시작해 2007년 4월 명칭을 변경했다. 처음 시작할 때 책임연구원으로 들어왔다가 소장직을 맡게 됐다. 전에는 기업교육프로그램 개발, 연구하는 기업 그룹연수원에서 근무했다.

독서경영연구소의 출발은 “어떻게 하면 독자들이 책을 잘 읽을 수 있을까”라는 교보문고의 자문에서 출발했다. 책 읽는 가정, 책 읽는 기업으로 나눠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연구소는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책을 선정하며,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 구성원은 몇 명인가

총 9명이다. 대부분 교육학이나 심리학을 전공한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 여전히 독서경영 시장의 영역은 넓지 않다. 진행하는 데 어려움은 없나.

독서경영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기간이 짧은 것이 사실이다. 기업교육프로그램 개발은 이미 많이 이루어져 있어 크게 어렵진 않지만 독서경영은 조금 다르다. 어떻게 보면 범위가 커 보이지만 방법론적으로 들어가면 좁을 수밖에 없는 것이 독서경영이다. 이 영역을 설정하는 문제가 조금 모호할 수 있다. 경영학, 경영관리, 학습관리 어떤 부분으로 접근해야 하는가 역시 그렇다. 독서경영의 참 뜻은 책을 통해서 경영학습을 하는 것, 경영활동에 참여하는 것으로 규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양쪽 모두 적용 될 수 있을 거다. 별도로 떨어져 있는 것은 아니다. 경영관리 방식 안에 어떻게 하면 개인의 역량강화, 창조적 지식근로자가 될 수 있는가가 핵심이다.

- 수요층은 많은가?

찾아 나서기 보다는, 찾아오는 편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어떻게 하면 책을 잘 읽을 수 있는지 알려 달라, 책을 추천 해 달라, 독서경영을 접목시키는 방법을 알려달라는 요청이 많다.

- 독서경영을 움직이는 구심점은 역시 CEO인가. 필독서를 읽으라는 식의 탑-다운 방식으로 진행된 경우가 많았다.

지금까지는 CEO의 의지였지만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개인적으론 탑-다운 스타일을 그리 좋아하진 않는다. 하부조직의 니즈를 잘 이해 못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현실과 괴리되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자율에 맡기면 어려워하고 잘 운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가장 큰 문제는 구성원 대부분이 어릴 때부터 독서습관이 안 들어 있다는 것이다. 바로 눈앞에 놓인 문제만 해결하면 된다는 사고방식이 강했다. 독서경영을 성공시키려면 무엇보다 CEO가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 반대로 직원들을 중심으로 하게 되면 “왜 개인적인 책읽기를 회사에 와서 하나?”라는 CEO의 핀잔을 들을 수 있다.

집단독서는 독서경영의 핵이다. 지식사회에서는 개인독서가 중요할 수 있으나, 창조경영이 강조되고 있는 지금은 집단독서가 중요하다. 개인의 자질만이 아닌 개별적 지식들을 연결시켜 시너지를 내야 한다. 바로 지식이 융합, 결합하는 과정이다. 그래서 집단독서가 중요하다.

- 독서경영에 있어 개인의 ‘습관’이 가장 중요하단 뜻인가.

그렇지만은 않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꿈’이다. 책을 통해 꿈을 꾸거나, 꿈을 이뤄본 경험이 가장 필요하다. 꿈이란 습관보다 중요한 것이다. 꿈을 키우면, 비전을 달성해 나갈 수 있다. 강의 할 때 그런 말을 자주 한다. “책은 아이들에겐 꿈을 주고, 직장인에겐 성공을 준다.” 책을 통한 성공의 경험이야 말로 독서경영에 있어 필요한 부분이다. 그래야 동기부여 문제가 해결 된다.

- 연구소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을 자세히 소개해 달라.

독서경영 특강, 독서법 강의,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책을 단순히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내용을 이해하는 과정이다. 독서법을 강의 할 때는 자신이 읽은 내용을 한 장의 그림으로 표현하라고 한다. 마인드맵이든 그림이든 이게 모이면 ‘내 인생의 책’ 묶음이 된다.

또 3년간 토론법을 개발했다. 토론의 경우 처음엔 훑어보기 과정 즉 ‘미니레슨’을 수행하고 그걸 워크북으로 작성한다. 다음은 토론을 진행한다. 토론은 내용 토론, 분석 토론, 적용토론으로 나눠진다. 책의 주요 이슈, 주제를 공유하고 이를 분석해 완전히 이해한 후 실무에 적용시키는 과정이다. 마지막은 액션플랜과 자기평가 과정이다. 이 전 과정을 마치게 되면 책 한권이 담고 있는 무한한 정보 양을 어렵지 않게 흡수 할 수 있다.

- 과정 개발은 어떤 것을 모티브로 했나. 연구기간이 짧다는 이유로 독서경영을 신뢰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기존 문헌 검토, 시중에 출간된 모든 책을 연구한다. 기존 독서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철저히 검토하는 과정이다. 이후엔 환경 분석, 학습자 분석, 대상 분석을 통해 학습이론적 탐색을 실시한다. 전공자들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 과정 개발이 용이한 편이다. 단순히 책읽기를 즐기는 것을 넘어 기업현장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이에 대한 커리큘럼을 짜는 것이 연구소의 업무다.

- 중요한 건 자발적 참여와 동기부여다. 학창시절 겪은 주입식 독서를 성인이 되어 반복한다는 것만큼 끔찍한 체험은 없다. 실제 현장 반응은 어떤가.

지자체, 기업 중심으로 특강을 많이 해왔다. 반응은 무척 좋다. 강의를 진행하면서 책을 읽고는 싶지만 두려움 때문에 시작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현장에 자주 나가려고 한다. 책 읽는 방법이란 게 따로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 주면 모두들 만족을 표한다. 독서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인생의 과제인 것 같다.

- 독서경영의 효과. 한마디로 압축한다면.

변화와 혁신. 기업에 접목했을 땐 개인 마인드의 변화와 조직 풍토 혹은 문화의 변화가 동시에 일어날 수 있다. 이는 업무 생산성 변화까지 연결된다. 독서는 창조의 기본이다. 개인의 독서학습이 조직의 변화, 혁신을 불러온다. 이것이야 말로 독서경영이 불러오는 가장 큰 효과라고 할 수 있다. 독서란 개인의 ‘스키마’(배경지식)에 새로운 지식을 더하는 과정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과정. 독서만이 해결 할 수 있다.

북데일리는 숨어 있는 독서경영 성공기업을 찾고 있습니다. [편집자 주]

[김민영 기자 bookworm@pimedia.co.kr]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