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폭증, 저금리만 원인?...문제는 집단대출!
주택담보대출 폭증, 저금리만 원인?...문제는 집단대출!
  • 김시은 기자
  • 승인 2016.08.11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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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대출, 전체 주담대 잔액 중 29.6%...여신심사 가이드라인 허점
▲ 집단대출 규제를 제외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저금리와 맞물려 ‘주택담보대출 폭등’을 부추기고 있다. (사진=구글)

[화이트페이퍼= 김시은 기자]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주택담보대출은 저금리 기조라는 바퀴에,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라는 브레이크 고장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은 한 달간 5조8000억원이 늘어 506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7월 부동산 시장은 전통적인 비수기로 꼽히지만 올 들어 가장 큰 대출규모를 기록한 것이다.

이에 정부가 지난 2월 내놓은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은 은행권이 주담대 심사를 좀더 까다롭게 하도록 만든 지침이다. 

그런데 이 가이드라인에서 집단대출은 제외되었다. 집단대출 잔액은 108조8022억원으로 전체 주담대 잔액 가운데 29.6%를 차지했다. 이는 전월(107조4301억원)보다 1조3721억원 늘어난 규모로 가계대출 가운데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한국개발연구원 송인호 연구위원은 당초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에서 집단대출이 빠진 이유는 투자자들이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미치는 영향을 외면할 수 없어서라고 분석했다.

송 연구원은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은 부채 상환능력을 제대로 따지겠다는 의미”라며 “가이드라인에 집단대출이 포함되면 대출을 끼고 소득보다 훨씬 비싼 주택 2~3채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대출을 거절 당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투자가 줄어 시장이 쪼그라들 가능성에 집단대출을 규제에서 제외했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달부터 부랴부랴 분양가 9억원 이상 아파트를 대상으로 집단대출 규제에 나섰지만 아직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지속되는 저금리 기조로 대출 부담이 줄어든 점도 주담대 폭증의 원인으로 꼽힌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신한·우리·국민·KEB하나·기업·농협·SC제일은행 등 7개 은행의 주담대 평균금리는 연 2.65~2.92%다. 올초만해도 시중은행의 주담대 평균금리는 3%대였다.  

하반기에도 저금리 기조가 지속돼 집단대출과 가계부채 증가세가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1일 한국은행이 또 한번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하반기에 기준금리 추가인하가 단행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이주열 총재 역시 가계대출 폭증에 저금리가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가계대출 가운데서도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급격히 늘어난 건 저금리가 일정 부분 기인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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