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여운 아이들 좀 돌아봐주세요.”
“이 가여운 아이들 좀 돌아봐주세요.”
  • 북데일리
  • 승인 2008.04.28 16: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북데일리] <아이들아 평화를믿어라>(아시아네크워크. 2008). 이 책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무조건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대립을 두고, 이스라엘을 옹호하는 쪽에 섰을지 모르겠다. 왜 그토록 분쟁이 끊이지 않고 사람들은 죽어가고 도시는 파괴되어야 하는지 근본적인 갈등의 해결 방법은 없는지 우리는 누구에게 물어야 할까. 책은 이에 현명한 답을 건넨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세계지도에 아주 작게 표시되어 있는 나라다. 그 작은 공간에서 수많은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다. 또한, 여전히 전쟁의 두려움에 떨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많은 국가들이 세계 공존과 번영을 추구한다는 말이 그저 화려한 수식어뿐임을 확인케 한다. 저자 림 하다드가 2006년 7월 12일 시작된 두 나라간의 전쟁을, 끝나는 시점인 8월 14일까지 매일 기록해 엮은 책이다.

저자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전쟁터의 한 가운데 취재기자로 나가있는 남편을 둔 ‘림 하다드’ 마치 전쟁의 한 복판에 있는 듯 그 느낌이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역자 박민희 또한 한 아이의 엄마이고 중동과 아시아에 대한 글을 쓰고 있는 기자라서 신뢰를 더한다.

전쟁을 몰라야 하는 아이, 그저 뛰어 놀아야 하는 두 아이와 함께 하루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는 저자. 그녀는 강한 어머니가 되어야 했다. 아이들에겐 태연하게 금방 끝날 거라는 거짓말까지 했다. 그야말로, 비극적인 현실이다.

세계 평화를 위해 일한다는 유엔이 미국이라는 강대국에 의해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을 그대로 확인 할 수 있는 책이다. “새로운 중동이 태어나는 산통이니 견디라.”는 어처구니없는 미국의 태도는 분노를 갖게 한다. 또한, 잠시 정전에 합의하고도 무고한 사람들을 향해 폭탄을 발사하는 이스라엘이 가진 두 얼굴도 무겁게 읽힌다.

아무 이유 없이 죽어간 아이들, 그 아이들을 잃은 엄마들의 절망을 그들은 왜 모른 척하는 것인가?

책을 읽고 우리의 역사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신탁통치라는 명목으로 남과 북이 서로 갈라지고 사람들은 아직도 이산가족으로 살고 있다. 왜 그래야하는지, 누구에게 물어야 할까? 이스라엘과 미국을 증오하며 자라는 레바논의 아이들의 미래를 우리는 알지 못한다.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는 때는 없었다. 우리는 이것을 받아들이고 이런 현실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하는 것이다. 불확실함, 두려움과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 - 본문 중

림의 일기에 쓰인 이 글이 자꾸만 독자를 슬프게 한다. 세상 어떤 나라도 아이들이 이유없이 부모를 잃고 하루아침에 아이 본연의 모습을 빼앗을 권리는 없다. 그저 아이들은 놀아야하고 행복해야만 한다. 아이들답게. 그 진실을 모르는 이는 과연 누구인가?

[서유경 시민기자 littlegirl73@naver.com]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