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200백만 부 팔린 박상률 작가의 비결
[책속의 지식] 200백만 부 팔린 박상률 작가의 비결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6.06.22 12: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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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는 사랑이 온다> 박상미 지음 | 해냄출판사

[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오로지 쓰기 위해 읽고 쓰기 위해 산다는 소설가 박상률. 그는 글 쓰는 사람으로 산 지 25년이 넘었다. 시로 등단했지만 동화, 소설, 산문집, 교양서, 번역서, 평론집, 희곡집을 합치면 70권 정도의 책을 썼고, 200만부가 팔린 작가다.

국어 교과서에 실린 <봄바람>은 청소년들이 가장 좋아하는 소설 중에 하나로 꼽힌다.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독자층이 넓다. 한 우물을 파야 전문성 있는 작가로 대우받는 우리 문학 풍토에서 그는 어떻게 이처럼 경계를 허무는 창작활동을 할 수 있었을까? <마지막에는 사랑이 온다>(해냄출판사. 2015)의 저자 박상미와의 인터뷰에서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처음부터 장르를 넘어서는 글쓰기를 할 생각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제가 쓴 시에 어린 시절 이야기가 있는 것을 본 어떤 편집자가 ‘그 시를 동화로 써보시오’, 또 ‘어던 시나 동화를 소설로 써주시오’했지요. 그러면 저는 ‘야, 그것 재밌겠다’ 하면서 썼습니다. 그러다 보니 여러 가지 글 농사를 짓는 사람이 되어버렸어요.

사실 이야기는 다 통합니다. 다만 내게 온 이야기를 어느 장르에 배치할 것인지 ‘교통 정리’만 하면 돼요. 똑같이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이지만 접시에 담을 음식 다르고, 대접에 담을 음식 다르지요. 이야기를 어느 장르로 쓸 것인가 하는 일도 음식을 마땅한 그릇에 담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한 우물을 파 내려가면 깊어질 수 있지만 한계도 있지요. 깊게 파려면 넓게 파는 것도 중요해요. 저는 깊게 파기 위해서 넓게 파는 거라 생각합니다.” (105쪽)

그는 <삼국지>를 순수 우리말로 옮기기도 했다. 원문에 나오는 시와 노래가 빠짐없이 우리말로 번역되어 있다. 한자를 소리나는 대로 적고 토씨만 우리말로 달아놓은 대부분의 기존 번역서와 다른 점이다.

이 뿐만 아니다. <삼국지>의 배경이 되는 지역을 돌아보고, 자료를 읽고 하는 데 2년 정도 걸렸고, 서재에 아침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틀어박혀 옥편을 뒤지면서 한 줄 한 줄 우리말로 옮기는 데 3년 정도 걸렸다고 한다.

여러 장르에 걸쳐 다작을 한 작가라고 가볍게 봐서는 안 될 대목이다. 200만부 팔린 베스트셀러 비결은 아마도 '깊게 파기 위해 넓게 판다'는 그의 고집스런 문학관에서 비롯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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